논란빚는 '강의평가공개' 藥 되려면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8.02.29 15:53

MBA과정 중심으로 공개 움직임..평가 객관성과 과목 특수성 등 보완해야

동국대의 강의평가 공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중심으로 강의평가 공개제도가 본격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 MBA는 이미 강의평가 공개 대열에 합류했다. "강의평가 공개에 대한 논의 중에 있다"고 밝힌 이화여대 MBA는 빠르면 올해부터 늦어도 내년부터 강의평가 공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고려대 이어 연세대 MBA도 강의평가 공개키로

고려대는 28일 밤 경영대학과 경영전문대학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개설된 202개 과목에 대한 강의 평가를 공지했다.

이번 평가는 학생 개인의 학업 성취도를 묻는 A항목(5문항)과 교수의 강의 내용과 진행 방식 등을 묻는 B항목(15문항)으로 나눠 이뤄졌다.

평가 결과에는 해당 과목과 교수 이름, 항목별 점수와 평균 평점이 명시돼 있다. 점수는 2점대부터 5점까지(5점 만점) 소수점 한자리까지 환산돼 상세하게 공개됐다. 평가 공개는 학생 수업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교수 회의를 통한 합의 하에 이뤄졌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도 올해 1학기 과정부터 강의평가를 공개하기로 하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다음달부터 MBA 과정 학생들이 담당 교수의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인터넷 시스템을 고쳐 올해 1학기가 끝나면 평가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영전문대학원에서 강의평가 공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비교적 최근 설립된 MBA과정이 ‘글로벌 경쟁력’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6년 8월 개설 당시부터 강의평가를 공개하고 있는 서울대 MBA의 김희정 경력개발실장은 “기본소양이나 인성교육에 중점을 둔 학부 과정과는 달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 과정이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학생평가,공정성ㆍ 객관성 담보 필요..전임교수에 대한 활용도 높여야


학부 과정의 강의 평가는 예전부터 이뤄지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의평가 결과가 좋으면 ‘표창’등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공지하지만 점수가 낮아도 교수 생활에 ‘결정적’ 변수는 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평가 점수가 낮은 교수나 강사에게는 공문을 통해 경고하는 등으로 조치하고 있다”면서 “시간 강사일 경우 기본 이하 평점을 받는 일이 몇 차례 누적되면 재임용에서 탈락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임교수는 비교적 강의평가의 사각지대에 있는 모양새다. 결과가 당사자와 학과장, 학장 정도에게 공유되고 활용도도 낮기 때문이다.

전임 교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성이나 실력을 보고 교수 임용이 됐는데 강의 평가가 나쁘다고 해임 등의 조치가 내려지면 해당 강의를 운영할 대체 인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왕기 한양대 학사과장은 "전임 교수에 대한 강의 평가 결과는 교원 수급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 부수적인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그러한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나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 관계자는 학생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의 수준이 높거나 과제량이 많고 학생평가를 엄격히 하는 교수들의 강의는 일반적인 학생들에게 환영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더구나 최근 대학에서 기초학문에 대한 경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실리적인 이유로 학생들이 외면하는 기초소양 과목은 낮은 평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목별 특성와 성격에 맞는 학문별 평가 항목에 대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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