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관들은 더 기다린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2.29 11:38

외인 4거래일 순매수-기관은 "타이밍 이르다" 관점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반등도 급락도 아닌 '애매한' 증시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지루한 박스권 흐름의 끝은 상승보다는 하락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29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712.25로 전일대비 1.38%(23.92p) 하락하고 있다. 이날 새벽 미국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인플레이션 심각성 우려와 은행들의 추가 부도 가능성 언급으로 하락세(다우지수 기준 0.88%↓)로 마감했다. 미국 경제지표들의 좋지 않은 흐름도 지수를 떨어뜨린 원인이었다.

우리증시에도 이같은 악영향은 고스란히 전달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720선이 무너지며 1%대 하락률로 출발해 오전 11시30분 현재 낙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어제 미국증시 하락여파에도 불구, 오늘 외국인들이 코스피시장에서 또다시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오전 11시32분 현재 92억원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오늘까지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장을 끝낸다면 4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보이는 셈이다. 외국인의 4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지난해 4월이후 처음이다. 3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몇차례 나왔지만 4거래일 연속 순매수는 흔치 않았다.

물론 순매수 금액이 미미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한국증시의 현 상황을 주식을 사기에 좋은 국면으로 본다는 것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

그러나 기관들은 생각이 전혀 다르다. 프로그램 매도 영향이 크지만 기관들은 오전 11시32분 현재 2848억원 순매도로 외국인 순매수에 꿈쩍도 않고 있다. 기관들의 최근 매매 패턴은 순매수나 순매도 어느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불구, 기관 시각은 '싸늘'

과연 기관들은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는 걸까.

A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은 앞으로 우리증시가 오를 가능성보다는 떨어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최근 순매수로 그들이 우리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전환했다고 보는 것은 섣부르다"고 했다.


그는 "미국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유지 소식만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 악재들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봐서도 절대 안된다"며 "특히 서브프라임 자체의 문제보다는 그 파장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망가질 수 있다는 것은 세계증시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후폭풍이 강타할 경우 우리증시가 전저점(1570)을 지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B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장도 우리증시에 대해 싸늘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현 시점은 기관들의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 반등의 고점을 1800으로 보고 또다시 조정이 오면 1600 정도까지 떨어진다고 볼 때 1700초반대의 현 지수는 기관들이 어느 한 방향으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기에는 너무 애매한 지수대"라고 했다.

그는 "외국인들의 최근 순매수는 우리증시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기 보다는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면서 앞으로의 장세에 맞게 대응하자는 차원정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기관들도 적극적인 순매수보다는 포트폴리오 교체 차원에서 매매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펀드 신규자금 유입이 주춤하고 있는 것도 기관들의 순매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관들은 언제쯤 강력한 순매수로 돌아설까. 전문가들은 4월말이나 5월초는 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확정되고 미국 경기침체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도 이 시점은 되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기관들의 외면속에 우리증시에 어떤 반전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