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무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

류철호, 조철희, 조홍래 기자 | 2008.02.28 23:28

(종합2보)특검,이재용 전무 전격 소환, 경영권 승계의혹 조사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28일 특검에 전격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이날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 제기된 'e삼성'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이 전무를 소환, 계열사들에 주식을 매각한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에버랜드와 서울통신기술, 삼성SDS 등 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을 헐값에 사들인 경위와 지분 승계 과정에 '윗선'이 개입했는지 등 그룹 차원의 조직적인 경영권 승계 시도가 있었는지의 여부도 조사했다.

이날 오전 9시10분께 삼성 측 이완수.조준형 변호사와 함께 출두한 이 전무는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 담당자인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 등 3명의 특검보들에게 오후 11시25분께까지 14시간여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전무는 조사를 마친 뒤 건물 2층 로비에 내려와 피곤한 기색으로 "아는 대로 성실하게 답변했다, 나 때문에 늦게까지 수고했다"는 짤막한 말을 남긴 채 이완수 변호사와 함께 건물을 빠져 나가 미리 대기 중이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무는 변호인 입회 하에 조사를 받았다"며 "비교적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늘 (이 전무를 상대로)조사한 내용을 검토해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이 전무에 대한 재소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이 전무는 이날 오전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해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나와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걱정과 기대 잘 듣고 있다, (조사에서)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한 뒤 조준웅 특검을 30분 가량 면담하고 곧바로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 전무는 또 엘리베이터 안에서 수사팀과 일부 취재진들에게 "나 때문에 고생 많이 한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 전무는 최근 특검팀으로부터 출석 요구서를 받은 뒤 일정을 따로 조정하지 않고 특검팀 요청에 따라 이날 출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특검팀 관계자는 "수일 전 이 전무에게 출석 요청을 해 일정을 조율한 것"이라며 "(이 전무에게)조사할 것이 많으니 일찍 나와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 전무가 특검 1차 수사기한 만료를 10일 가량 앞두고 특검팀에 전격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이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나머지 삼성 일가에 대한 소환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편 이 전무는 지난 2005년 'e삼성 주식매입 사건'과 관련, 경영권 의혹을 제기한 참여연대로부터 배임죄로 고발된 상태다.

특히 이 전무는 현재 삼성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한 특검 수사대상인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과 '서울통신기술 전환사채 발행 사건',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사건'에도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e삼성' 사건은 지난 2001년 e삼성 대주주였던 이 전무가 인터넷 사업에 실패하자 9개 삼성그룹 계열사가 이 전무의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그의 계열사 지분을 모두 떠안았다는 게 핵심내용으로 피고발인만 모두 61명에 이른다.

이 사건과 관련, 이 회장도 지난 2001년 3월 삼성전기와 삼성SDI 비상근 이사 신분으로 피고발인에 포함됐다.

특검팀은 이 전무 소환에 앞서 신응환 삼성카드 전무와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 배동만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등 'e삼성'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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