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의 귀환?…'글쎄요'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2.28 13:09

3일째 순매수…유입액 他시장 비해 적어

외국인이 사흘 연속 코스피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외인이 사흘연속 순매수한 경우는 단 두차례. 지난 12월 27일부터 올해 개장일까지 사흘간과 지난해 7월 3~5일이 전부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매도공세를 벌여온 외인의 '귀환'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사흘간 순매수로 단언하기에는 '섣부른 추측'인 것 같다. '귀환'이라기 보다는 매도세의 '진정'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윤 석 CS증권 전무는 외인의 매수세와 관련, "단기간에 불과한데다가 규모도 작다"며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까지는 증시 상승에서 베팅하는 확신을 가진 자금이 많지 않다는 것. 변동성이 워낙 커서 헤지펀드도 크게 움직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 전무는 "외국계 펀드들의 급매물은 정리되는 것 같다"며 "그러나 미국의 상황에 따라 변수는 여전히 대기중"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로서 하루 이틀의 매매패턴을 보고 (외인매매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며 "매수 트렌드로 진입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매수액 자체가 크지 않는데다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서도 유입액이 적다. 28일 오후 12시56분 현재 외인 순매수는 790억원으로 사흘간 합쳐도 2800억원에 불과하다. 대만의 경우 전일까지 이틀간 1조원에 달하는 외인 순매수가 진행됐다.

다만 외국계 뮤추얼펀드의 '매도공세'는 진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들쭉날쭉한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 1월 대규모 매도에서 2월들어서 등락을 거듭하는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지난 주(2/7~ 13) 자금 유출을 기록했던 한국관련펀드와 전체 신흥시장펀드는 지난주(2/14~ 20) 다시 자금 유입으로 반전됐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급한 불은 껐다"며 "1월의 대규모 자금 유출은 진정되는 모습인데,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혓다.

황 연구원은 "한국관련 외국계 펀드의 자금흐름은 1월과 2월 시장상황과 비슷하게 가고 있다"며 "신용경색으로 인한 급한 현금화때문에 파는 압박에서는 한숨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이 급매물을 내놓지 않으니까 종종 매수로 집계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

다만 의미있는 유입은 경기 회복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실제 이머징마켓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도 한국물은 팔고 중국,대만,인도 등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보였다"며 "구조적으로는 한국비중을 줄이는 대신 다른 수요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도 외인 순매수의 본격적인 전환은 두고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긴 했지만 거래대금 자체가 크진 않다"며 "중기적으로 봤을때 매도완화는 분명하지만 본격적인 전환은 두고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다만 글로벌펀드 플로나 아시아 펀드 동향은 하방리스크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게 반영되는 것 같다"며 "자금흐름은 최근 5주간에 걸쳐서 빠른 속도로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뮤추얼 펀드의 경우 미국펀드와 해외투자펀드간 자금의 양극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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