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두려움은 버려라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02.28 12:01

상승 기대감 점증…"1월 같은 큰 폭의 변동성 없을 것" 우세

방향성을 잃고 횡보하는 코스피지수 전망에 대해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분명한 논점으로 '오를 것이다', '내릴 것이다' 많은 전망들이 쏟아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등을 노리고 사야 할지, 하락을 염두에 두고 팔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자신의 판단과 다른 흐름을 보일 때 혹시 손실액이 커지는 것 아닐까, 수익률에서 소외당하는 것 아닐까 고민스럽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시장상황에 맞게 충분히 대처할 시간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투자자들은 지난 1월 순식간에 지수가 폭락했던 변동성의 악몽을 두려워하고 있다. 4거래일만에 100포인트 넘게 지수가 빠지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던 당시의 기억들은 투자자들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투자자들은 악재와 호재의 변수들을 대부분 알고 있다. 3월의 경우 13일 선물 옵션 동시만기일,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금리인하 가능성, 3월말 미국 금융주의 1분기 추가 손실 상각 규모 등이 화두가 될 것이다.

시장은 항상 뉴스보다 앞서가기 때문에 이들 변수를 바라보는 전망과 관측에 따라 민첩하게 대응하면 된다. 한번 당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판단하면 된다.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패는 이미 대부분 나와있는 상황으로 지난 1월과 같은 불확실성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악의 경우 1600이 다시 무너진다고 해도 전조짐을 충분히 잡아낼 수 있다. 그때 상황에 맞게 움직일 시간이 있다.

전문가들은 "횡보하고 있는 우리증시가 3월을 맞아 하락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지난 1월과 같은 큰 폭의 변동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하락폭도 1570 저점이 다시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만약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게 자신없다면 느긋하게 기다리면 된다. 모든 결정은 본인이 쥐고 있는 것이지 끌려다니는 투자를 할 필요는 전혀 없다.

◇쌓이는 상승 기대감

지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서서히 지수상승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려했던 미국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백지화된 것이 시발점이다.

안태강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값 상승은 미국발 `소비둔화 우려'에도 불구, 정부 지출 및 투자 수요가 아직 건재함을 뜻하며 증시에 긍정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며 "원자재값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크게 유발할 가능성도 아직까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발 소비 둔화와 신용경색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경기침체 우려를 충분히 반영한 현 수준의 주가라면 긍정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자재값 상승의 핵심 포인트인 유가상승도 2분기이후부터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내달 18일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를 계기로 글로벌 증시에 기대감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50bp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같은 결정은 글로벌증시의 유동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리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미래 구매력의 현저한 감소를 불러온다는 점에서 '안전자산에 눌러앉는 자금들의 엉덩이를 걷어차서 밖으로 내쫓는 현상' 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커진 유동성이 증시에 매우 우호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만 등 아시아 일부국가 증시에서 이미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보이고 있고 3월에 우리증시도 외국인 매수세가 촉발하며 의외의 수급호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그러나 아직도 불안하다
하지만 횡보세의 끝에 또다른 하락이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미국 추가 금리인하가 세계증시에 별다른 호재가 되지 못할 수 있고 오히려 이번 하향조정이 연준의 마지막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실질금리를 따져볼 때 이번에 연준이 50bp 금리를 낮추면 경기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우려로 연준이 쓸 수 있는 금리인하 카드는 다 쓴 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 경우 50bp 인하가 주는 긍정적 기대감보다는 연준이 마지막 카드까지 써버렸다는 위기감이 더욱 크게 증시에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투자은행들의 1분기 손실상각 규모가 윤곽을 드러내면 세계증시는 또다시 급락의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후폭풍은 채권보증업체 신용등급 유지로 한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다 끝난 것은 아니다"며 "1분기 미국 금융주의 추가손실 상각규모는 지난해 4분기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고 이것만으로 세계증시는 다시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했다.

연이어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도세도 강력하게 진행되며 연쇄파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처럼 호재와 악재의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이제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대응 방향을 정해 놓아야 한다. 예컨대 박스권 흐름에서 지수가 떨어지며 1670선이 무너지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손절매하고, 1740을 돌파하며 추격매수를 한다는 식으로 자신만의 경계선을 그어놓는 것이다.

미국 금융주의 실적 발표가 우려스럽다면 그 일정에 앞서 일단 현금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삼으면 된다. 박스권으로 방향성을 잃고 있는 상황, 또다른 악재의 먹구름에 두려움이 쌓이는 상황이라고 겁먹지 말고 모든 상황에 '물흐르듯' 대응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질 때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
  5. 5 "여보, 이자 내느니 월세가 낫겠어" 영끌 접었나…확 달라진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