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에 앉았다. 실내도 넓다. 전동 시트가 스르륵 움직이며 운전대로 몸을 끌어준다. 한참을 앞으로 가도 핸들이 저 멀리 있다. 이 차로 좁은 주차장 코너를 돌아갈 수 있을까. 운전석에서 본네트 끝이 잘 안보인다. 코너링을 하다 벽면을 긁기 딱 좋다.
시승한 차는 2008년형 크라이슬러 300C 디젤 3.0모델이다. 300C디젤은 미국차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기 충분했다.
코너링에 대한 부담 때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시동을 걸었다. 벤츠스타일의 스마트키를 돌리자 엔진음이 부드럽게 들린다. 분명 디젤이라고 했는데, 상당히 조용하다. 벤츠 기술로 개발된 3.0리터 V6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라고 한다. 진동과 소음을 확실히 잡았다. 오직 달리는 것만 감안했던 옛 미국차완 다르다. 유럽 메이커 느낌이 난다.
300C는 디젤엔진을 채택하면서 미국차의 최대 약점이었던 연비를 잡았다. 300C 디젤은 리터당 11.9km를 달린다. 차 길이가 5미터가 넘고, 공차중량이 1835kg이나 되는 이 차에서 이만한 연비를 뽑아낸 것이 놀랍다. 2700cc 가솔린 엔진인 300C 2.7의 연비는 8.2km 수준이다.
코너링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조금만 운전하자 금세 익숙해진다. 4차선 도로에서 한번에 유턴이 힘들어 잠시 후진을 해야 하는 건 번거롭다.
2008년형은 디자인면에서 많은 변신을 꾀했다. 실내 톤을 베이지색에서 진회색으로 바꿨다. 중후한 느낌이 난다. 발광 기능이 있는 컵 홀더와 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도 편리하다. 국산 소프트웨어를 쓴 내비게이션과 DVD, DMB일체형이다.
크라이슬러 300C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외관만 보면 1억원을 호가할 것이라고 보이는데 4000만~6000만원대로 책정돼 있다. 가솔린 2.7모델이 4660만원, 3.5는 5780만원 5.7은 6980만원이다. 디젤3.0은 6280만원이다.
수입차업계는 2008년형 모델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크게 내리고 있다. 반면 크라이슬러300C는 2.7모델의 가격을 4480만원에서 4660만원으로 올렸다. 일부모델이라도 값을 올린 유일한 브랜드가 300C다. 그정도로 가격이 합리적이란 얘기다. 다른 모델은 동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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