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특검, 현명관 前삼성물산 사장 소환조사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2.27 18:20

(상보)천주교사제단 참고인 조사 계획은 무산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27일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께 소환된 현 전 회장은 지난 1996년 삼성그룹 비서실장 겸 전략기획실의 전신인 구조조정본부에서 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그룹 핵심 임원으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이 제기된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 사건의 피고발인 중 한 명이다.

또 현 전 회장은 비자금 관리용으로 의심되는 차명의심계좌 명의자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현 전 회장을 상대로 에버랜드 사건 당시 이사회 개최 경위 등 불법 경영권 승계 시도 여부와 차명의심계좌 개설 경위 등을 캐묻고 있다.

특검팀은 현 전 회장에 대한 조사와 함께 지난주 금융감독원에 삼성증권에 대한 수사 협조를 요청하고 금감원 측과 수사지원 사항 및 범위를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도 삼성증권 전산센터에서 17일째 자료 확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은 비자금 수사와 함께 고가 미술품 비자금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특검팀은 지난 25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등 삼성가 안주인들의 미술품 구매 대리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를 네 번째 불러 조사를 벌인 뒤 홍 대표에 대한 조사를 일단락 짓고 홍 관장 소환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최근 삼성문화재단으로부터 미술품 보유 현황 등 수사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에버랜드에 있던 미술품들이 삼성문화재단 소유인지, 삼성가 개인 소유인지의 여부를 확인 중이다.

특검팀은 아울러 장기휴가를 내고 해외에 나가 있는 한용회 전 삼성문화재단 사장(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에게 귀국 요청을 한 상태로 한 사장이 입국하는 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특검팀은 삼성을 둘러싼 3대 비리 의혹 중 하나인 '정. 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최근 사채업 종사자 1∼2명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특검팀은 삼성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주선하는 등 삼성특검 수사의 발단이 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 4명과 이날 오후 면담을 갖고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사제단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사제단 전종훈 대표 신부는 이날 오후 특검 기자실을 방문해 "특검팀에서 먼저 사제단 측에 연락을 해 조 특검이 한 번 만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전달해 상의 끝에 특검을 면담하기로 결정했었다"며 "그러나 특검팀은 일방적으로 참고인 조사를 계획하는 등 무례를 범했다"고 면담 거부 이유를 밝혔다.

또 사제단은 "1차 수사기한 만료를 10여일 앞둔 지금까지 성과를 전혀 내지 못하는 특검팀은 무능력하고 수사의지 또한 결여됐다"며 "지지부진한 특검이라면 그 간의 수사결과를 정리해 지금이라도 전문수사기관인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게 좋을 듯싶다"고 특검의 '부실 수사'를 지적했다.

이날 사제단 측은 특검에 ▲이건희 회장 일가 및 이학수.김인주.최광해씨 등 핵심 관련자 즉각 소환 ▲금융감독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유관 기관 수사 협조 요청(거부시 특검 권한 행사)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이건희 회장 등 핵심 관련자 기소 ▲중간 수사 결과 발표 및 향후 수사 방안에 대한 로드맵 제시 ▲김용철 변호사 특검 면담 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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