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경·남주홍 사퇴" 그때 청문회장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2.27 16:58

장관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27일 오후 국회 본관6층. 622호 환경노동위원회 주변엔 팽팽한 긴장이 흘렀다.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열리고 있었지만 복도를 메운 정부 관계자들과 취재진의 관심은 딴 데 있었다. 박은경 환경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실시 여부다.

민주당은 이날 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문제삼아 청문회를 거부했다. 청와대도 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거취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실제 청문회가 열릴지 주목됐다.

오후 3시25분. 이영희 후보자 청문회가 끝나자 홍준표 환노위원장은 돌연 회의를 마쳐버렸다. 위원들은 순간 당황했다.

오전만 해도 "일정대로 청문회를 진행하겠다"던 홍 위원장이었다. 위원들은 이내 사태를 파악했다. "박은경 후보자가 장관직을 사퇴했다".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회의실 주변에선 탄식이 쏟아졌다.

박 후보자는 회의가 막바지에 이른 때 홍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 의사를 전했다. 그는 "투기꾼으로 몰려 억울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뒤 남주홍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사퇴 소식이 알려졌다. 의혹 제기→해명→사퇴 요구로 이어지던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 문제는 일단락됐다. 이로써 새 정부 장관 후보자의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은 즉각 또 다른 타깃인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에게 화살을 돌렸다. "김성이 후보자는 박은경급"(최재성 원내대변인)이라며 사퇴를 종용했다.


이날 복지위원회의 김 후보자 청문회 분위기도 심상치않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조차 김 후보자를 옹호할 의사가 없어보였다는 게 참석자들 얘기다.

또 하나 관심사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를 불러들인 문광위 청문회였다. 6층 환노위 바로 옆 문광위 회의실 앞엔 문광부 관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유 후보자는 작정한 듯 몸을 낮췄다. 쏟아지는 공세에 대체로 차분하고 겸손한 자세로 일관했다. 덕분에 의원들의 질문공세는 날이 무뎠고 청문회 분위기는 예상과 달리 무난했다.

화기애애(?)한 장면도 연출됐다. 이재웅 한나라당 의원은 유 후보자를 향해 "여당이 아니라 야당(민주당)의 지적을 귀담아 들으시라고 충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조배숙 문광위원장은 이에 "화합을 위해 좋은 말씀을 하셨다"며 이 의원에게 화답했다.

반면 무난할 거라고 여겼던 환경노동위원회의 이영희 노동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엔 민주당 의원들과 이 후보자, 한나라당 의원들 간 팽팽한 신경전이 계속됐다.

청문회 첫날 국회에선 이영희·김성이·유인촌 후보자 외에 유명환 외교통상, 김도연 교육기술과학, 정운천 농수산식품, 이윤호 지식경제, 강만수 기획재정, 이상희 국방,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열렸다.

28일엔 김경한 법무, 정종환 국토해양장관 후보자를 불러 청문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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