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달러급락→유가급등

박성희 기자  | 2008.02.27 08:15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달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달러 약세는 다시 유가 급등을 야기했다.

2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달러는 유로 대비 사상최저치로 떨어졌고, 달러 약세는 다시 유가 상승을 불러와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101달러에 근접했다.

◇ 미국 경제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양상

고용시장 악화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생산자물가는 26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87.3에서 75로 급락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 82를 크게 밑도는 결과로, 2005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또 2003년을 제외하면 2월 지수로는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6개월 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전월 69.3에서 57.9로 떨어져 걸프전이 발발한 199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기동행지수도 전달 114.3에서 100.6으로 떨어져 경기 침체에 빠진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여파로 급등하며 월가의 근심을 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PPI는 전월대비 1% 상승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예상치 0.4%를 웃돌았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7.4% 급등해 26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폭 하락한 것도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12월 S&P/케이스 실러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9.1%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4분기 지수는 전년동기보다 8.9% 급락해 20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MF 글로벌의 마켓 애널리스트 앤드류 브레너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넘어서면서 미 경제에 자신감이 사라진 듯 보인다"며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 달러 유로 대비 사상 최저


미국 경기지표 악화의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가 유로대비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오후 3시25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 상승한 1.4967달러를 기록했다. 유로대비 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979달러까지 상승(달러가치 하락), 지난해 11월23일 기록한 1.4967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엔/달러 환율도 107.23엔으로 전날의 108.08엔에 비해 0.78% 하락(엔화가치 상승)하는 등 달러화가 주요 통화대비 약세 행진을 지속했다.

ING파이낸셜 마켓의 외환담당 이사 존 맥카시는 "높은 인플레이션율과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는 한 통화 강세를 지탱할수 없다"고 말했다.

◇ 유가 장중 101달러 돌파

국제유가가 종가기준으로 또 다시 1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1.65달러(1.7%) 오른 100.88달러로 마감했다. 종가기준 종전 최고가는 지난 20일의 100.74달러였다. 유가는 장중 한때 101.15달러까지 상승, 지난주 기록한 장중 최고가격 100.65달러 기록도 경신했다.

이날부터 미국 북동부지역에 최고 30센티미터에 달하는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몰아칠 것이라는 예고가 국제유가 급등의 원인이 됐다.

달러가치가 이날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로 원자재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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