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87.3에서 75로 급락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 82를 크게 밑도는 결과로, 2005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또 2003년을 제외하면 2월 지수로는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6개월 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전월 69.3에서 57.9로 떨어져 걸프전이 발발한 199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기동행지수도 전달 114.3에서 100.6으로 떨어져 경기 침체에 빠진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동월 고용지수는 2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 23.8에서 20.6으로 하락해 고용사정이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여파로 급등하며 월가의 근심을 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PPI는 전월대비 1% 상승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예상치 0.4%를 웃돌았다. 일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7.4% 급등해 26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던 시기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폭 하락한 것도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12월 S&P/케이스 실러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9.1%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4분기 지수는 전년동기보다 8.9% 급락해 20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8.9% 하락해 주택가격지수 조사 발표가 시작된 1988년 이후 2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부동산 시장 위축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전 시장 위축 당시인 1990~1991년 연간 주택가격 하락율은 최고 2.8%에 불과했다.
주택시장의 매물이 넘치고 압류처분을 받은 주택이 늘어난 데다 모기지 상황도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MF 글로벌의 마켓 애널리스트 앤드류 브레너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넘어서면서 미 경제에 자신감이 사라진 듯 보인다"며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이날 악재 수준의 경기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유로대비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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