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양상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2.27 07:26
고용시장 악화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17년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생산자물가는 26여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민간 경제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월 87.3에서 75로 급락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월가 전망치 82를 크게 밑도는 결과로, 2005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또 2003년을 제외하면 2월 지수로는199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6개월 뒤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전월 69.3에서 57.9로 떨어져 걸프전이 발발한 1991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기동행지수도 전달 114.3에서 100.6으로 떨어져 경기 침체에 빠진 2001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동월 고용지수는 2년여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 23.8에서 20.6으로 하락해 고용사정이 악화됐음을 보여줬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상승 여파로 급등하며 월가의 근심을 더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PPI는 전월대비 1% 상승해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예상치 0.4%를 웃돌았다. 일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7.4% 급등해 26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타나던 시기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미국 20개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폭 하락한 것도 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12월 S&P/케이스 실러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동기대비 9.1% 하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4분기 지수는 전년동기보다 8.9% 급락해 20년래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미국의 주택 가격은 전년 대비 8.9% 하락해 주택가격지수 조사 발표가 시작된 1988년 이후 20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부동산 시장 위축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다. 이전 시장 위축 당시인 1990~1991년 연간 주택가격 하락율은 최고 2.8%에 불과했다.

주택시장의 매물이 넘치고 압류처분을 받은 주택이 늘어난 데다 모기지 상황도 어려워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MF 글로벌의 마켓 애널리스트 앤드류 브레너는 "인플레이션이 통제 범위를 넘어서면서 미 경제에 자신감이 사라진 듯 보인다"며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이날 악재 수준의 경기 지표가 잇따라 발표된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유로대비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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