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 인상=경제 위축"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 2008.02.27 06:00

국민연금기금 장기운용전략기획단 보고서

재정안정 목적의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정책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소비와 투자 등 실물경제를 위축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복지부 내·외부 전문가 18인으로 구성된 국민연금기금 장기운용전략기획단은 27일 공개한 '장기 기금운용방향과 경제 각 분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최종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주 열린 기금운용위원회에 보고됐다.

◇연금보험료 인상=GDP 감소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 증가율이 3%P 확대되면 앞으로 7년간 GDP(국내총생산)는 0.008%P~0.013%P가량 감소된다.

또 국민연금 적립금 비중이 1% 증가하면 명목이자율은 단기적으로는 0.12%, 장기적으로는 0.6% 하락해 민간저축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보험료 인상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을 상쇄할 수 있도록 기금증가분을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부분에 투입하는 등의 정책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진단됐다.

기획단은 "기금증가분이 생산성 향상에 투입돼 총요소생산성이 증가하면 기금규모 증대가 국민경제에 우려할 만한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거시경제 악영향 최소화해야

기획단은 아울러 금융시장의 '수퍼 공룡'인 국민연금기금이 거시경제 및 경제주체의 행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민연금기금은 민간자산운용업 시장을 발전시키고 펀드시장을 활성화하는 등의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특정시점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면 금융시장에 일시적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기획단의 지적.

기획단은 "국민연금의 시장 영향력 증가에 대비한 적절한 장기자산 운용전략을 세우고, 단기적 거래 의사결정에서도 시장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금운용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국민연금 비중은 2006년 말 현재 11% 수준이지만 2030년께 20% 초반까지 상승해 정점에 이르고 나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있다.

기획단은 또 국민연금의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하면 기금 성장기에는 운용수익률을 상승시키고 자본축적을 촉진해 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를 보이나 기금 감소기에는 자본축적이 감소하게 된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기금자산의 성장기와 감소기를 구분한 주식시장 투자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기획단은 지적했다.

◇노동공급에는 부정적 영향

노동공급과 관련해서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비가입자 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취업유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미하기는 하지만 예상 연금급여액이 증가하면 취업기간을 짧게 하고 은퇴를 앞당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기업의 국민연금 실질부담률 증가는 노동비용의 증가를 불러와 노동수요를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현상이 빚을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단은 국민연금 실질부담률이 1% 증가하면 노동수요는 0.14% 감소할 것으로 계산했다.

이와 관련, 기획단은 조기은퇴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과 기업의 실질 노동비용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노동수요 촉진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조기노령연금 재설계 및 연령별 지급률 감액폭 확대 △임금피크제 도입 △고령층 일자리 창출방안 등을 꼽았다.

◇성장기, 해외투자 비중 확대해야

기획단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성장기 운용방향으로 해외투자 비중을 전체 자본시장 투자의 40%까지 확대하고 국내 주식투자 비중은 전체 기금의 50% 내에서 조절할 것을 주문했다.

반면 감소기에는 해외투자 비중을 점진적으로 하향시키고 채권 위주의 포트폴리오 구축, 국내주식의 해외주식 전환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민연금이 기업의 성장과 건실화에 기여하는 기관투자자가 되려면 △주식투자 확대 △중소형주 지분율 확대 △의결권 행사 투명성 및 의사결정과정 독립성 확보를 통한 적극적 의결권 행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획단은 2000~2005년까지 국민연금이 지분을 투자한 기업의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이 단기적 투자성과에 집착하거나 비효율적인 기관투자자로서의 특성을 보인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지분투자가 실물투자 증가, 부채비율 감소 등을 통해 기업의 성장과 건실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함께 기금이 축적되면 자본시장 확대 및 금융산업 발전으로 실물경제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투자의 생산성을 높인다고 봤다.

또 혁신기업에 자금이 공급되고 R&D 투자가 촉진되면 총요소생산성이 직접적으로 향상되는 효과도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