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 넘치는 대통령, 살인적 일정 괜찮나

송기용, 최석환 기자 | 2008.02.26 17:33

(상보)취임식 참석 외빈 접견때문...내일부터 정상화될 듯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첫날부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올 정도다. 전날 무려 14개에 달하는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한 이 대통령은 둘째날인 26일도 오전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5개의 스케줄을 잡았으며 오후 일정도 3개나 된다.

이 대통령은 훈센 캄보디아 총리, 엥흐야르 몽골 대통령,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1시간 간격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이어 유수프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과 슈케예프 카자흐스탄 부총리, 젠킨스 호주 하원의장을 접견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나카소네 전 일본 총리 및 한·일 협력위 간부, 칸 나오토 민주당 대표대행 등 일본 전현직 고위 인사들도 만났다. 앞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 첫 공식 정상회담을 갖고 셔틀외교, 경제각료회의 복원에 합의한데 이어 일본 중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결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국 특사를 차례로 만난 것을 포함해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외교사절들을 모두 접견하면서 취임 행사 자체를 외교무대로 톡톡히 활용한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이 의욕이 넘쳐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도 '월화수목금금금'으로 대변되는 '노 할리데이'를 선언한 바 있기 때문.


청와대 관계자는 "취임식 축하 외빈을 모두 만나 감사를 표하고 실용외교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대통령의 바램때문에 일정이 다소 무리하게 짜여진 측면이 없지 않다"며 "오늘까지만 일정이 그렇고, 내일부터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임식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일정"이라며 "매일 이 같은 스케줄이라면 대통령은 물론 비서진들도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26일) 젠킨스 호주 하원의장 접견(오후 2시45분) 이후 모든 일정을 비공개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상업무를 하신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새 정부의 각료 검증과 공석이 된 여성부 장관 임명 등 현안 업무를 챙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새 정부 각료에 대한 검증 논란과 관련해) 빈틈없는 일정 때문에 차분히 대응하고 생각할 계기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
  5. 5 "여보, 이자 내느니 월세가 낫겠어" 영끌 접었나…확 달라진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