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변심…"삼성전자 어쩌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2.26 14:47

10세대후 LCD 주도권 日에 뺏길 우려

소니와 샤프가 10세대 LCD 패널 공장 설립에 합작키로 함에 따라 당장 삼성전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잠재적인 10세대 합작 파트너를 잃어 버린데다 10세대 이후 LCD 패널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電, 10세대 부터는 어쩌지= 삼성전자와 소니는 2004년부터 제휴를 맺고 40인치대 LCD 패널을 생산하는 7세대와 50인치대 제품을 만드는 8세대에서 연이어 합작했다.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라인 건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는 대형 LCD TV 시장 개척의 리스크를 나누기 위한 조치였다.

삼성전자와 소니가 7세대 이후 계속 합작해 온 것은 아니다. 7-1라인은 합작했지만 7-2라인은 삼성전자가 단독으로 투자했고 8-1라인 1단계 투자와 8-1라인 2단계 투자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두 회사는 8-2라인에서 다시 손 잡을지 여부를 협의하고 있는 단계다. 내년 2분기경에 양산을 시작할 8-2라인의 투자 결정은 상반기 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8-2라인의 합작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다. 이상완 LCD 총괄 사장은 지난 25일 "8-2라인 건설과 관련한 소니와의 협상은 매우 잘 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8세대까지는 소니와 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CD 총괄 고위 관계자도 소니와의 협상에 대해 "느낌이 좋다"는 말로 성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제는 8세대 다음으로 예정된 10세대부터다. 이미 소니가 샤프와 10세대 합작을 결정한만큼 삼성전자는 3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10세대 투자를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물론 소니가 샤프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도 10세대를 합작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소니가 두 회사 모두에 투자할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재로서는 샤프에 투자하고 남는 여력은 최근 주력하고 있는 AMOLED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0세대 주도권, 일본으로?= 삼성전자는 7세대 이후 LCD 패널과 TV 시장을 주도해 왔다. 8세대 패널 양산은 샤프가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샤프는 자체 물량 정도밖에 생산하지 않아 사실상 8세대 시장은 지난해 8월 가동한 삼성전자 탕정 8-1라인이 열었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10세대 이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다. 샤프가 내년 하반기에 10세대 양산에 돌입키로 하고 라인을 건설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투자계획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세대와 관련한 삼성전자의 계획은 10세대의 기판 크기를 샤프보다 크게 만들겠다는 정도 뿐이다.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샤프보다 먼저 10세대 양산을 시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60인치, 70인치대 LCD 패널 시장에서는 샤프가 먼저 시장 공략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샤프는 소니와의 제휴로 인해 강력한 LCD TV 판매회사를 우군으로 얻었다. 소니와 샤프의 지난해말 기준 LCD TV 시장점유율은 28.8%로 삼성전자(18.7%)보다 10%p 정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샤프와 소니가 합작해 10세대 패널 생산을 함께 할 경우 60인치대 이상 LCD TV 시장의 주도권이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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