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샤프 합작..일본의 속셈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2.26 11:57

경제적 이해관계 맞아 떨어져..일본내 '한국 타도' 움직임 거세져

소니가 샤프의 10세대 공장에 1000억엔을 투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소니와 샤프의 관계는 합작관계로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업계는 소니와 샤프의 제휴 배경에 '구매선 다변화(소니)-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샤프)'라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와 한국 타도를 위해 결집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니-샤프, 손 잡은 이유= 소니와 샤프가 손을 잡은 가장 큰 이유는 두 회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 대한 LCD 패널 의존도가 높은 소니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패널 조달을 위해 구매선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충남 탕정에 7세대와 8세대 라인 각 1개씩을 공동 투자해 생산된 패널의 절반씩을 나눠 갖고 있다. 소니는 LCD TV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LCD 패널을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하고 싶지만 삼성전자의 자체 소화 물량 등으로 인해 원하는 만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공동 투자한 라인도 감가상각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이 삼성전자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후에도 필요한 LCD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반면 샤프는 2009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10세대 패널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 최근 LCD 패널 제조회사는 새로운 공장 건설 이전에 판매처를 미리 확보해 놓으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는 LCD 패널 공급이 부족해 생산하는 대로 판매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역전돼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특히 세계 LCD TV 시장에서 샤프의 시장점유율은 하락하는 추세여서 자체 생산한 LCD 패널을 전부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샤프의 LCD TV 시장 점유율(수량기준)은 2006년 11.4%에서 2007년 10.1%로 하락했다.

키움증권 김성인 연구원은 "샤프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자체적으로 LCD TV용 패널을 독자적으로 소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공세 거세져= 삼성, 나아가서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의 움직임도 소니와 샤프의 제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일본에서는 소니와 샤프와의 합작 외에도 마쓰시다가 히타치, 캐논 등과 함께 LCD TV 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한국 업체들에게 내준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같은 상황에서 소니는 삼성전자와의 합작으로 일본 내에서 '경쟁자인 삼성을 도와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삼성전자와 소니는 LCD 패널 생산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LCD TV 시장에서는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경쟁 관계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와 소니는 지난해 전체 TV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은 모두 증가했지만 격차는 더 벌어졌다. 삼성이 19.0%, 소니가 13.9%로 격차는 2006년 2.6%p(포인트)에서 5.1%p로 확대됐다.

특히 소니는 삼성전자와 합작하면서 일본 정부와 민간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 사업, 이른바 '퓨처비전' 모임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소니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패널 합작이 이래저래 '불편한 동거'일 수밖에 없었다.

디스플레이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본 내에서는 소니가 삼성전자에 투자를 해 줘서 결국 삼성전자의 LCD 패널 및 TV 시장 지배력만 높혀 줬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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