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젠 사태, 적자기업 M&A 삼국지?

머니투데이 전필수 기자 | 2008.02.27 07:58

지분경쟁 기대감 주가 급등, 실제 지분경쟁 가능성은 낮아

적자기업들이 적자기업을 삼켜 경영을 개선하겠다고?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왕년의 기대주 웹젠을 역시 적자기업들인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가 연합 공격하는 데 대해 증권가의 시각이 곱지 않다. 2002년 화려한 코스닥 입성 이후 하락세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현 경영진도 문제지만 공격하는 측에도 믿음을 줄 수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분위기다.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웹젠 인수합병(M&A)을 선언한 네오웨이브라이브플렉스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각각 6%대와 5%대 지분을 확보하고 M&A를 선언했던 두 회사가 공동전선을 형성하면서 웹젠 경영진측을 압박하고 나선 것.

웹젠이 주장하는 현 경영진측 지분은 우호지분을 합쳐 22.97%로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 연합 지분 11.46%를 여전히 압도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퇴사한 임원인 조기용씨(5.10%)와 송길섭씨(4.80%) 지분이 포함돼 있다.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격적 제휴로 어림 없을 것 같던 M&A 시도가 갑작스레 탄력을 받게 된 셈. 웹젠 주가도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 제휴 발표 직후인 26일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지분경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지분경쟁이 일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남주 사장 등 웹젠 경영진측이나 공격하는 측 모두 지분을 대규모 추가매수할 여력은 별로 없다. 김 사장은 웹젠 창업 직전까지 무일푼이나 마찬가지였고,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 모두 여유있는 기업들은 아니다.


네오웨이브는 지난해 경영권 분쟁속에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라이브플렉스는 2004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지난해도 3분기까지 영업손익은 적자였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도 네오웨이브 300억원대, 라이브플렉스 200억원대에 불과하다. 둘이 합쳐도 1500억원 가까운 웹젠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두 회사가 연이어 웹젠 지분을 매집하며 M&A를 선언했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회사가 손잡았지만 추가적으로 대규모 매수에 나서지 않는 한 경영권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

웹젠이 2005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지만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측 인사들도 소액주주들의 신망을 얻을 위치에 있지는 않다. 네오웨이브는 2006년부터 복잡한 M&A 양상에 말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다.

라이브플렉스는 최근 3년여 동안 텐트업체 경조산업에서 KJ온라인을 거쳐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된 것에서 알 수 있듯 파란만장한 M&A 이력을 가진 기업이다. 최대주주인 김병진 김호선 형제는 모바일원, EBT네트웍스 등 코스닥 기업 M&A만도 여러차례 성사시킨 이력을 가진 인물들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네오웨이브와 라이브플렉스측이 웹젠의 경영권보다 이를 활용한 '머니게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가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웹젠이 6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알짜(?) 회사인데도 경영권 지분율이 낮은데다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M&A 공격에 취약한 것도 이 같은 공격의 빌미가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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