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한승수 총리 구출 나서'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2.26 10:52
청와대가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통과를 위해 적극 발벗고 나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새로 취임한 류우익 청와대 실장과 박재완 정무수석이 정당 대표들을 만나 취임인사를 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정치권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로서는 27-28일 개최되는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문제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한승수 총리 임명동의안이다.

현재 의석분포상 통합민주당(141석)과 민노당(9석)을 합치면 150석으로 과반이다. 이들이 한승수 총리에 반대표를 던지고 여기에 자유선진당까지(8석) 가세할 경우 문제는 심각해 진다.

이 때문에 류 실장과 박 수석은 이날 오전 11시에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11시30분에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권한대행을 서둘러 만나기로 했다.

야당 분위기는 좋지 않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이명박 정부의 인재풀과 역사관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맹비난했다.

한 총리 후보자에 대해 △박정희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빼놓지 않고 정부 요직에 오른 점 △재산신고 누락 △군(장교) 복무 중 대학원 진학 △외국대학 교수경력 부풀리기 등 의혹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실용의 시대라지만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며 "과연 이런 분을 총리로 모셔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은 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의원 개개인의 결정에 따른 자유투표로 할 방침이다. 손 대표는 "의원 각자가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서 권위를 지키며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으로서는 통합민주당이 반대당론을 정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장관,수석 후보자들의 문제점이 잇따라 터지자 "4.9총선을 망치려고 이런 인선을 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쳐들고 있다.

이와관련, 원희룡 의원은 2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국민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최소한의 도덕적 수준을 국민 앞에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땅을 사랑한다”든지 “30억 모은 것은 양반이다” 등 장관 후보자들의 해명발언으로 오히려 민심이 험악하다"며 "한나라당도 무조건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일게 아니라 오히려 철저하게 검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정관계에서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라며 "견제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국가는 기업처럼 주력업종 위주로 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류우익 실장과 박재완 수석이 이날 야당 대표들에 이어 본회의 직전인 오후 1시40분에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만나기로 한 것도 여당내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관 대변인은 "당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해서..."라고 말해 내부 표단속에 신경쓰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