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나라 중동, 인플레 불안…호사다마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8.02.26 07:35

유가 급등에 국부 팽창…인플레 후폭풍 심각

유가 급등으로 부자가 된 중동의 국가들이 물가상승이라는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시민들은 치솟는 물가를 견디다 못해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에 나서는 상황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는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중동 국가들의 부를키우고 있지만 동시에 음식료와 다른 필수품 가격마저 끌어올리고 있다. 일부 중산층까지 가계 부담을 느끼면서 모로코부터 페르시아의 걸프만 지역에 이르기까지 저항이 거세다고 NYT는 전했다.

요르단 정부는 유가 급등에 따라 자동차 연료 보조금을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이에따라 일부 연료의 경우 하루밤새 76%나 급등하기도 했다. 이 여파로 계란, 감자, 오이 등 필수품 가격은 2배로 튀었다.

10년간 물가상승이 없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공식적으로 물가가 6.5% 올랐다고 발표했다. 비공식적인 체감 물가는 이를 훨씬 넘어선다. 대중들의 저항과 시위가 잇따르고 있으며 지난 12월에는 19명의 성직자들이 이례적인 성명을 내고 위기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가 급등 여파로 절도와 사기는 물론 부자와 빈곤층 사이의 위화감도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무장한 채 도둑질에 나서는 시민들까지 속출하고 있다.

이지역 인플레의 경우 유가상승뿐 아니라 달러화 약세의 역할이 크다. 달러에 대해 고정환율제(페그제)를 고집하기 때문에 달러화 급락의 여파가 고스란히 물가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때문에 페그제에 대한 반대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물론 2002년 이후 4배나 비상한 유가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중동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산층은 점점 더 가난해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요르단 수도인 암만의 옷 가게에서 일하는 압둘 라만 압둘 라힘 씨는 "배불리 먹던지 아니면 따듯하게 지내던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 둘 다 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더이상 나는 중산층이 아니다. 사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계획도 접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이 심각해지자 일부 국가들은 임금을 올리거나 식료품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요르단은 한달에 300디나(423달러) 이하의 수입을 얻는 공무원의 월급을 50디나 인상했다. 수입이 300 디나 이상이면 45디나를 올렸다. 그러나 효과는 제한적이다. 사기업에 종사하는 절대 다수는 이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급등으로 부가 늘어나면서 부패와 경제 형평성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요르단대 전략연구 센터의 여론 담담 본부장인 모하메드 알-마스리는 "국민의 3분2가 공공 부문과 사적 영역의 심각한 부패를 느끼고 있다"며 "중산층은 점점 더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사회에 대한 반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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