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스·회식·직함’…풀무원에 없는 세가지

머니투데이 홍기삼 기자 | 2008.02.26 10:41

스팸팩스 차단위해 명함 팩스번호 아예 삭제…‘無 회식’은 사내 파벌방지 차원

‘팩스, 회식, 직함.’

이 세 단어를 떠올리면 여느 회사의 사무실이 연상된다. 일상적인 비즈니스에서 셋 다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국내 신선식품 1위기업인 풀무원에는 이 세 가지 모두 없다. 없는 이유도 명확하다.

풀무원은 지난해 3월부터 ‘종이 없는 사무실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1인당 월 150장의 복사용지를 배분하고 있다. 150장이면 월 업무 일을 22일로 볼 때 하루 6.8장을 사용할 수 있는 양.

풀무원은 또 스팸 팩스를 차단하기 위해 명함에 팩스 번호를 아예 삭제했다. 본사 20대의 팩스 중 18대를 철수시켰다. 현재 2대만 사용하고 있다. 다른 회사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팩스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풀무원 한 직원의 명함. 팩스번호가 아예 없다.

풀무원은 복사용지 사용을 평소보다 70% 가량 줄여 연간 2000만 원 이상의 절감효과를 거두고 있다.

풀무원에는 또 사원, 주임, 대리, 과장과 같은 직함이 없다. 대신 직급을 나타내는 말을 없애고 등급을 나타내는 ‘Grade’의 약자를 따 G로 통일하고 직무 등급에 따라 G1, G2, G3, G4, G5를 두었다.


예를 들어 ‘G3’는 경력 3~4년 차로 타기업의 대리급과 비슷한 직급이다. 이 때문에 풀무원 직원들은 서로를 ‘OO님’이라고 부른다. 풀무원은 지난 2003년도부터 과장, 부장 등과 같이 상사를 칭하는 호칭이 권위적인 질서체계를 불러 업무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제시돼 전사적으로 직무 등급체계를 소프트하게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약 1년간의 준비 과정을 통해 2004년부터 ‘G’라는 직무 체계를 시행했다.

다소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풀무원에는 또 ‘회식’이 없다.

풀무원 남승우사장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회식 안 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끼리 무리를 짓는데, 그게 공개적인 파벌로 드러나는 걸 기업에서는 제일 무서워한다”며 “동창회, 향우회 등 분파끼리 모이는 걸 못하게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