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화..주의사항도 '부실'

머니투데이 이구순 기자 | 2008.02.25 15:17

쉽고 정확한 사용자 주의사항 없어 노트북 과열사고 빈발

침대나 이불, 소파처럼 푹신한 곳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면 안된다. 통풍구가 막혀 배터리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이 있다.

노트북에 전원코드를 꽂아놓은 채 사용한다면 배터리는 분리해 두는 것이 좋다. 배터리 과충전으로 인해 화재위험이 있다. 여름철 밀폐된 자동차 안에 노트북을 놓아두는 것 역시 배터리 과열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휴대폰은 충전기를 조심해야 한다. 'TTA' 인증마크가 있는 충전기만 사용하고 휴대폰에서 충전기에 연결되는 접지부분은 금속 물질이 닿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감전 위험이 있다.

최근 노트북, 휴대폰 같은 IT기기의 배터리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제조업체가 제시하는 사용시 주의사항 역시 부실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에서 발생한 노트북 배터리 과열사고는 사용자가 베개 위에서 3시간 넘게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통풍구가 막혀 화재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사고원인이 그렇다면 소비자가 노트북 사용 주의사항을 제대로 지켰다면 막을 수도 있는 사고였던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LG전자의 노트북 사용 주의사항에는 이런 내용이 명시적으로 표시돼 있지 않다. 그저 "통풍구가 막히지 않도록 주변에 물건을 두지 말라"는 두루뭉실한 말만 표시돼 있다.

반면 후지쯔와 HP같은 외국산 노트북 업체들은 사용설명서에 '침대, 이불, 소파 같은 푹신한 곳에서 사용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또 "푹신한 곳에서 사용할 때는 통풍구를 막지 않도록 주의하라"며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주의사항을 적어놓고 있다.


소비자 주의사항을 수시로 읽어볼 수 있는 방법도 사실상 없다는 점도 문제다. 제품 구입시에 설명서를 함께 주기는 하지만 이를 노트북이나 휴대폰 옆에 두고 자주 읽어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각 제조사의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주의사항은 게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처음 노트북을 구입하면서 받은 사용설명서를 잃어버리면 다시 주의사항을 숙지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

이 때문에 HP는 2년전부터 노트북 하드웨어에 사용설명서와 주의사항을 저장해 놓고 판매한다. 언제라도 필요한 주의사항을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국HP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노트북 사용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이를 잘 지키기만 해도 사고위험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는데 사용설명서를 분실하는 경우가 많아 2년전부터 노트북 하드웨어에 주의사항을 저장해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녹색소비자연대 관계자는 "최근 잇따르는 노트북 배터리 사고와 시중에 나돌고 있는 주의사항들을 종합해 보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과정에 여러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데 반복되는 폭발사고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이 공식적인 소비자주의사항을 내놓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소비자들이 알기쉽게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주의사항을 마련해 제품판매할 때나 서비스를 할때마다 주지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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