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유가 지속"… 콜 인하 힘들 듯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8.02.25 10:38

90弗이상 고공행진 지속되면 성장둔화 및 인플레이션 우려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이 중장기적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따라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위험의 균형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5일 '고유가시대 장기화:가능성과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중장기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배럴당 90달러 이상 높은 수준의 유가가 지속될 경우 성장둔화 및 물가상승 영향이 더욱 현재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목됐다.

이에따라 미국의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촉발된 세계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금리 인하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2002년 이후 유가상승은 지난 70년대 오일쇼크와는 달리 신흥시장국의 수요확대와 원유 생산여건 악화 및 원가상승, 지정학적 위험 고착화, 자원 민족주의 재부상 등 보다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향후 국제유가가 계속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공급측면에서 원유 매장량이 풍부하고 생산원가가 낮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나지 않고서는 저가의 원유증사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종족문제와 종교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이라크나 나이지리아 등 지정학적 불안이 고착화되고 있어 획기적인 증산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수급 외적인 측면에서도 국제금융시장의 글로벌화 진전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헤지펀드 등 투기자금 및 연기금, 국부펀드 등의 원자재 시장 참여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여기에 원유공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격화로 채굴권 가격 상승 등 생산단가도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한은은 "80년대 중반 이후 저유가 시대와는 달리 채굴이 용이한 대규모 신규 유전 발견과 획기적인 기술개발로 인한 생산원가 급락 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고유가 상황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이에따라 에너지 효율개선과 대체 에너지 개발 등 원유소비 축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절약 시설투자에 대한 세제지원과 자동차 연비 기준 강화, 지식기반 산업 육성 등 에너지 저소비형 경제구조로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확보를 위한 노력도 절실하다. 해외 에너지개발확대와 자원외교 강화, 원유 및 천연가스 수입선 다변화 등의 노력이 요구된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고유가 지속에 따른 성장둔화와 인플레이션 위험의 균형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고유가가 소비위축 및 일반물가 불안으로 이어지는 2차 파급효과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에따라 인플레이션 기대의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유지가 한은의 최우선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하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 당분간 콜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또 경제구조의 유연화를 통해 유가 등 외부충격 흡수능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경쟁촉진과 생산성 향상,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고유가에 따른 세계경제 불균형 심화문제와 국부펀드 확대 및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화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자금의 편재와 이동이 세계화된 금융시장을 통해 각국의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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