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사모펀드 "이름값 못하네"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02.25 13:12

계열사투자+주식담보대출에 '몰빵' 등 잦아

이 기사는 02월25일(11: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출범 4년차를 맞은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시장에서 미래에셋 계열 펀드들이 편법투자나 사실상의 주식담보대출 등에만 치우쳐 투자문화를 흐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은 맵스자산운용을 운용사(GP)로 삼아 4개의 PEF를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1호 PEF로 등록된 '미래에셋1호'(약정액 1400억원)는 모집액의 절반을 자사 계열사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면서 업계의 비판을 받았다.


2004년말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이듬해 9월 미래에셋 계열사들의 주축인 비상장사 '미래에셋캐피탈'의 전환상환우선주에 무려 700억원을 투자한 것.

이후 미래에셋캐피탈은 유상감자 형태로 이를 고가에 되사주면서 펀드 수익률을 2년새 50%까지 올렸고 펀드는 이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분배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39.74%, 미래에셋생명 지분 59.67%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익의 상당부분이 이들 회사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통해 나온다.

달리 말해 기관투자자(LP)들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계열사들이 일반투자자로부터 거둔 수익을 이전한 셈. 이로 인해 PEF업계는 미래에셋이 경영권 인수와 기업가치 증대라는 PEF도입 취지를 훼손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6100억원을 모았던 미래에셋3호는 금호의 대우건설 인수당시 펀드모집액 전부를 대우건설 지분 6.95%를 사는데 소진했다.

대우건설 주식은 2009년말 이후 바이백옵션이 걸려있다. 결국 미래에셋 3호는 보장수익률을 노려 펀드 자금을 전부 쏟아 부었다. 사실상 '주식담보대출'을 한 거나 마찬가지다.

미래는 또 최근 대한통운 인수자금에도 사모펀드 형태로 투자를 검토하다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는 미래가 당초 대우건설 수준의 수익률을 예상했다가 기대에 못미치자 사모펀드 투자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과거 미래 PEF들이 보인 실망스러운(?)모습이 재조명 될까봐 두려워한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한다. 최근 국민연금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후 투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추가모집하는 민감한 시기이다보니 과거의 오명이 다시 부각될 것을 우려했다는 것.

PEF업계 관계자들은 "미래에셋은 사모펀드(PEF)투자 구조만 놓고보면 아직까지 미숙한 '초보자'수준"이라며 "이름값에 걸맞는 트랙레코드를 쌓으려면 아직 멀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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