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분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미리보기'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2.24 16:06

25일 이명박 대통령 공식취임..'섬기는정부' 각료내정자 단상밑 착석

25일 오전 10시 정각. 세계 각국의 타악기 소리가 어우러져 국회의사당이 자리한 고즈넉한 여의도를 깨운다.

인기가수 김장훈씨가 열창하는 '우리 기쁜 날'과 비보이들의 현란한 춤사위가 흥겨움을 더한다. 소리꾼 장사익씨는 '시화연풍(時和年豊.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에 맞게 편곡한 아리랑을 연주한다.

인기 개그맨 김제동씨와 김학도씨, KBS 아나운서인 최원정씨도 국회 본청 앞을 가득 메운 내외빈들과 일반 국민들 사이를 누비며 즉석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제1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하는 취임식 전 문화공연의 모습이다.

취임식 공식 행사의 서막을 알리는 오전 10시53분. 5년간 대한민국호(號)의 대항해를 이끌 이 당선인이 양복 차림으로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국회 정문 앞에 도착한다. 6만여 내외빈과 국민들이 이 당선인 부부가 본청 앞에 마련된 T자형 연단까지 약 200m를 걸어 입장하는 동안 기립 박수를 보낸다.

동시에 행사장내에는 한양대 이상규 교수와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 서울시향 단장이 지휘하는 국악, 서양 관현악단의 '신수제천(新壽齊天)'이 울려 퍼진다. 나라에 큰 경사가 있거나 중요한 제를 지내는 큰 행사때마다 임금 앞에서 연주했던 아악곡이다.

이 당선인 부부는 청사초롱을 든 남녀 어린이를 인도를 받아 연단에 마련된 좌석에 착석한다. 단상에는 국민의 대표와 외국 기업인, 투자자를 비롯한 해외 축하사절단이 자리해 있다. '섬기는 정부'라는 모토에 맞게 새 정부 장관 내정자, 청와대 수석 내정자, 인수위원들은 모두 무대 아래에 착석한다.

이어 취임식 사회를 맡은 행정자치부 황인평 의정관이 공식적으로 개식 선언을 한다. 새 대통령의 취임식 시작을 알리는 팡파르도 울려 퍼진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등 공식 행사가 이어지고 국무총리의 식사가 끝나면 이 당선인은 참석자 전원이 기립한 가운데 역사적인 취임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내용이다.


선서 후 21발의 예포가 터지고 이 당선인은 군 통수권자로서 3군 의장대와 군악대의 사열도 받는다.

이 당선인이 취임사 낭독을 위해 연단 끝으로 이동하면 연단 밑에서 연설단상이 무대 위로 솟아오른다. 대통령과 국민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자는 뜻에서 연단 높이(2m)도 부러 1m 가량 낮췄다.

이 당선인은 27분간의 취임사에서 향후 국정 운영 구상을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취임사가 끝나면 정명훈씨가 지휘하고 연합합창단이 노래하는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 '환희의 송가'가 6분 동안 연주된다. 새 대통령의 탄생을 알리는 축하곡이다.

이 당선인은 단상에 앉은 내.외빈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연단으로 내려와 이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환송한다. 5년간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노 대통령은 승용차를 타고 고향인 봉하마을로 출발하게 된다. 이후 이 당선인이 국민들과 함께 국회 정문까지 걸어서 퇴장하면 67여분간의 역사적인 17대 대통령 취임식은 막을 내린다.

한편, 취임식에 앞서 24일 밤에는 서울 보신각에서 이 당선인의 임기개시 상징행사도 열린다. 타종행사에는 이경숙 인수위원장과 박범훈 취임준비위원장이 국민통합, 지역화합을 상징하기 위해 16개시도에서 뽑힌 국민 16명, 재외동포 1명 등 17명의 국민대표가 참석해 이날 자정 정각, 보신각종을 33번 타종할 예정이다.

백성운 취임준비위 부위원장은 "취임식은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함께 하는 검소한 취임식이 돼야 한다'는 당선인의 뜻에 맞춰 모든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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