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톤, F1에 타이어 독점공급

도쿄=김은혜 기자 | 2008.02.27 12:17

하마시마 히로히데 모터스포츠 개발본부장 인터뷰

전세계 시청자수 6억명에 육박하는 꿈의 모터스포츠 F1이 2010년 한국에서 열리게 돼 국내에서도 F1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브리지스톤은 1997년 처음으로 F1에 참가했으며, 참가하기 전인 1996년, 유럽시장에서 브리지스톤의 브랜드 인지도는 13%였으나, 1997년 정식으로 참가한 이후 현재 50%까지 증가했다.

F1에 사용되는 차량은 일반차량에 비해 가속성, 코너링 등의 성능이 뛰어나야 한다. 특히 코너링의 경우 일반차량의 최고 속도가 130km/h까지 달릴 수 있다면 F1 머신은 그 두 배인 260km/h까지 주파할 수 있다. 이때 4~5배정도 옆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며, 만약 이 속도로 계속 달리면 운전자는 오른쪽 눈이 빨개지며 심한 충혈을 일으키게 된다.

F1머신과 일반차량의 코너링의 성능 차이는 다운포스의 차이에서 기인하는데 엄청난 다운포스(고속주행시 차체가 바람에 의해 눌리는 힘)를 타이어가 감당해야 한다. 따라서 F1머신은 타이어의 내압을 높이고 사이드 월(Sidewall)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격심한 스탠딩 웨이브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공기압 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브리지스톤은 이런 면에서 8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에어버스 A380의 타이어를 개발해 공급하고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무려 350~400톤에 달하는 대형 덤프트럭용 타이어도 생산하고 있다.

Q> F1에 있어서 타이어의 중요성은?
A> F1 머신과 드라이버, 엔진, 타이어가 각각 1/4씩의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타이어는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 팀의 성적이 달라진다. 열심히 연구해서 타이어에 잘 적응하는 팀이 결국 좋은 성과를 거둔다.

Q> 모터스포츠용 타이어의 개발 포인트는?
A> 경기운영 능력, 레이싱 팀에 대한 기술적 지원과 설계가 바로 그것이다. 경기운영 능력은 타이어 생산 및 신속한 납품을 할 수 있는 물류 능력을 포함한다. 그리고 통상적으로 매 2주마다 열리는 F1 경기에서 금요일의 연습주행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해 일요일 결승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Q> 미하엘 슈마허의 머신에도 타이어를 공급했는데 그가 특히 요구했던 성능은 무엇인가?
A> 그립력(접지력)이다. 그립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981년 랩 타임을 체크할 때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장착한 머신이 폴 포지션을 차지했을 정도로 빨랐지만, 5바퀴만 돌면 그립력이 떨어졌다.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타이어를 만드는 것이 정작 수십바퀴를 달려야 하는 결승에서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립력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우리는 고무와 카본 등 원재료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지속적인 연구를 해왔다.



Q>타이어는 접지력을 높이면 수명이 줄어든다던데 F1에 사용되는 타이어는 접지력을 높였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전에 비해 수명은 어떠한가?

A> 그립력이 높을수록 마모도가 높다. 하지만 고무의 접지력은 계속 개량되고 있으며, 접지력이 뛰어나고 빨리 달릴 수 있는 타이어도 개발중이다. F1에 사용되는 타이어의 수명과 접지력 모두 향상됐으며, 트레드 패턴의 디자인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화된 디자인을 찾아낸다.

Q>F1 타이어의 기술을 일반 자동차에 접목, 양산화시키고 있는가?
A> F1 타이어의 컴파운드(주재료)는 일단 비쌀 뿐더러 장착되는 자동차의 사양이 다르기 때문에 승용차 타이어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무게만 해도 F1 머신이 더 가볍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타이어의 그립력이 급속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 때의 과정이 승용차용 타이어에 적용됐다. 또한 카본의 길이를 길게 하는 기술이 F1에 사용되는데 이 기술 역시 일반 자동차에서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실리카를 사용한 타이어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었으나 일반타이어로 확대 생산,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Q> 미쉐린이 2006년부터 F1 타이어를 공급하지 않게 된 이유는?
A>2005년 미국 인디아나폴리스 경기에서 FIA(국제자동차연맹)와 미쉐린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 당시 경기도중 타이어 파열로 인한 사고가 있었는데 FIA(국제자동차연맹)측은 미쉐린 타이어가 standing wave로 인한 발열의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고, 미쉐린은 타이어 때문이 아니라 경기 코스 레이아웃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었다. 이로인해 둘 사이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Q>F1 타이어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만 만들 수 있나?
A>F1 타이어는 그저 만든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개발할 수 있는 환경과 경기를 운영할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 등을 봤을 때 현재로서는 브리지스톤과 미쉐린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Q>금호타이어나 한국타이어의 2011년 F1 참여가능성에 대해
A>2010년까지는 브리지스톤이 독점 공급하기로 되어 있는데, 2011년부터는 피렐리와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등의 공급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경쟁 업체가 있는 것이 좋다. 특히 한국 타이어는 이미 GT300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그리고 F1을 준비하고 있다고 추측하게 할만한 여러가지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F1에 같이 참여해 경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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