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타이어 역사 새로쓰는 브리지스톤

도쿄·아사히카=김은혜 기자 | 2008.02.27 12:13
한국에서 타이어 하면 동글동글한 비벤덤이라는 마스코트의 프랑스의 미쉐린사를 먼저 떠올린다. 1895년 처음으로 자동차용 공기타이어를 개발한 이래 래디얼 타이어부터 Tweel의 발명까지 타이어 신기술이란 신기술은 모두 미쉐린의 것이었다.

그만큼 미쉐린은 프랑스의 자존심이었다. 그런 미쉐린이 2005년 브리지스톤이라는 일본기업에 굴욕을 당했다. 미국 타이어 전문지 타이어 비즈니스(Tire Business)가 발표한 2007년 글로벌 타이어업체 순위(2006년 매출액 기준)에 따르면, 브리지스톤은 전년도 매출액 195억달러(연평균환율 적용)로 2005년 183억달러에서 6% 증가한 194억달러를 기록하며 경쟁사 미쉐린(193억달러)을 제치고 2005년에 이어 2006년에도 1위를 차지했다.



1931년에 설립된 브리지스톤이 후발주자였음에도 100년역사의 경쟁사를 제치고 단기간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최고 제품으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업이념을 실천하고자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에 있다. 젖은 노면에서의 핸들링과 제동력, 타이어의 마모 및 펑크 방지, 승차감 향상, 소음감소 등 타이어와 관련된 거의 전 부분에서 신기술과 설계이론을 개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선도해 왔다. 브리지스톤은 해마다 매출의 약3%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전체 인원대비 연구개발 인력 비율도 약 3.5%이상 차지해 이 역시 타이어업계 최고 수준이다.

물론 브리지스톤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1988년 26억달러에 인수했던 미국내 2위 타이어기업 파이어스톤사 제품을 장착한 포드사 익스플로러 자동차가 전복되는 사고가 1999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다. 2000년 미국에서도 이 회사의 타이어 불량과 연관되는 타이어 파열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발했고, 파이어스톤과 포드는 당시로서는 사상최대 규모의 타이어 리콜을 실시한다. 파이어스톤사를 계열사로 둔 브리지스톤은 리콜과 소송비용으로 2001년 당기순이익이 추락하고 도쿄증시에서 주가가 3일간 15%나 폭락하는 위기를 맞았다.

창사이래 가장 혹독했던 위기를 브리지스톤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으로 극복했다. 펑크가 나더라도 시속 90km 속도로 최대 80km까지 주행이 가능한 런플랫(Run Flat)기술에 이어 런플랫의 발열문제를 개선 이를 한단계 끌어올린 쿨링핀(Cooling Pin), 빗길 물의 흐름저항을 최소화해 수막현상을 막을 수 있는 H.E.S, 눈길을 더욱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세계특허 기술인 발포고무의 개발까지 이어진다.

런플랫 타이어 기술은 1980년대 초반 신체장애자용 차량에 들어갈 타이어로, 공기가 다 빠지더라도 안전한 장소까지 이동 가능한 타이어를 개발하다가 만들게 됐고, 1987년 포르셰 959에 신차장착용(OE)으로 공급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됐다. 1999년 이후 런플랫 타이어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브리지스톤은 런플랫 타이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생산 체계 구축에 나섰다. 그 결과, 브리지스톤의 런플랫 타이어 출하물량이 2004년 2월 100만개에서 2006년 8월에 500만개로 늘었다. 불과 2년 만에 5배나 성장한 것이다. 브리지스톤의 '포텐자RE050 런플랫 타이어'는 페라리의 '612 스카글리에티',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BMW의 '1, 5, 6 시리즈와 Z4' 등에 장착되어있다.

'쿨링핀' 기술은 타이어 사이드월 표면에 휠 중앙방향으로 돌기를 만들어, 이 돌기에 의해 발생하는 난류를 이용해 타이어 사이드월을 냉각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기술이다. 주행 시, 타이어 표면의 돌기 때문에 공기가 위로 상승하게 되고, 이 상승된 공기가 상층의 차가운 공기를 빨아들여 타이어 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원리다. 이 기술의 개발로 런플랫 타이어의 발열 문제의 개선이 가능해져, 기존의 승용차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됐던 런플랫 타이어를 타이어의 단면의 높이가 높은 일부 SUV(Sport Utility Vehicle), CUV(Crossover Utility Vehicle), 미니밴, 대형 승용차용 런플랫 타이어 개발이 가능해졌다.


F1에서 시작된 H.E.S기술은 물의 흐름저항을 최소화해 수막현상을 막을 수 있는 기술로 상어 피부구조를 응용한 기술이다. 시속 200km를 넘나들며 받는 압력을 견디며 빗길을 안전하게 질주할 수 있도록 한 'F1의 웨트(Wet) 타이어'에서 시작해 일반 승용차용 브리지스톤 타이어까지 적용됐다.

브리지스톤은 현재 25개국에 17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4개국에 5개 기술연구소와 7개국에 11곳의 성능시험장(Proving Ground)를 보유하고 있다.

브리지스톤이 가진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1997년 모터스포츠의 최고봉 F1에 진출, 2007년까지 188경기를 치뤘고 이중 121경기에서 승리했으며 무려 7번의 우승(1998년~2004년)을 차지했다. 또 올해부터 2010년까지 단독으로 F1에 타이어를 공급한다.

세계 점유율 1위 타이어기업 브리지스톤의 한국시장내 점유율은 승용차 1.3%, 트럭 버스 8.5~9%로 아직 미미하지만 한국법인을 설립한 2001년 이래 매년 20%이상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2007년 매출액을 261억원, 전국 200곳에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다.
아사오카 유이치 브리지스톤 코리아 대표이사는 “한국 자동차시장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수입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고 더 나은 승차감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세계 최고 기술의 브리지스톤 타이어는 이에 부응하고자 올해 매출 목표를 320억원으로 잡고 세계 1위 타이어기업으로서의 위상과 뛰어난 품질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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