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휴대폰 "배터리는 왜 터질까"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2.22 16:31

과충전에 따른 산소 화학반응, 합선시 저항열에 의해 발생

21일 밤 LG전자의 노트북 배터리가 또 다시 녹아내리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배터리가 왜 터지는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배터리는 원래 에너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터질 가능성이 상존해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장치가 들어있는 부품으로 보면 된다.

◇폭발은 왜 일어나나=폭발은 기본적으로 산소가 다른 유기화합물과 결합(연소)하면서 발생한다. 다시 말해 산소가 없으면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트북이나 휴대폰의 밀폐된 배터리 속에는 '산소가 있을까'. 그 답은 '그렇다'이다.

물속에서의 폭발이나 우주공간에서의 추진체 등의 연소는 폭발물이나 추진체 내에 산화물(산소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그래서 산소가 없는 공간에서도 폭발이나 연소가 가능한 것이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배터리의 구조는 간단히 설명하면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양극과 음극, 그리고 이 두가지를 이어주면서 차단막 역할을 하는 전해질이라는 물질이다. 양극활물질(LiCoO2:리튬코발트산화물)에 산소가 들어있고, 이 산소가 폭발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가 된다.

일반적으로 폭발이란 열(연소)에 의해 기체분자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지나치게 팽창하는 것을 말한다. 압력밥솥에 열을 가하면 내부의 공기가 뜨거워져 팽창하고 이 팽창한 공기를 배출구를 통해 밖으로 빼주지 않고 막아놓으면 압력밥솥이 터지는 원리와 같다.

자료출처: 삼성SDI 홈페이지, 리튬이온전지의 충.방전 원리
◇어떤 경우 터지나=배터리는 기본적으로 폭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 에너지가 없으면 전원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폭발을 막기 위해 3~4중의 안전장치를 해놓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보조전원장치가 배터리인 것이다.

배터리의 충전 원리는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배터리에 전류가 공급되면 양극활물질인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에서 리튬이온(Li+)이 빠져나와 음극활물질인 탄소(C)에 저장된다. 그런데 과충전이 되면 양극에서 리튬이온이 지나치게 많이 빠져나와 음극에 충전되고, 양극에는 산소가 따로 과다하게 남게 돼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이 산소는 스스로 안정화되기 위해 전해질 내의 유기화합물과 반응하면서 이산화탄소 가스를 만들하거나 화학반응에 따른 열을 발생시키면서 전해질 등 액체를 기체로 만들면서 부피를 팽창시키게 된다.


기체가 많이 생기면 '픽'하고 바람빠지는 소리처럼 녹아 내리거나 소위 '폭발'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휴대폰이나 노트북을 전원장치에 꽂아놓고 충전을 할 때 과충전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이와는 별개로 쇼트(단락, 합선)에 의한 폭발도 일어날 수 있다. 양극과 음극은 분리막으로 떨어져 있어 급격한 화학반응은 일어나지 않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분리막이 새거나 도체 등에 의해 양극과 음극이 합선이 될 경우 많은 양의 전류가 갑자기 지나치게 빠르게 흐르게 된다. 이 때 회로선 내에서 전자의 빠른 흐름에 따른 마찰로 인해 저항열이 발생한다.

이같은 높은 저항열은 1/1000mm의 작은 부분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데, 그 연쇄반응에 의해 확산된다. 이 열로 인해 전해액의 액체가 기화(끓는 온도 200도 가량)되면서 가스상태가 돼 부피가 부풀려지고 폭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안 터지게 하는 원리는=노트북이나 휴대폰 내에는 이같은 폭발을 막아주는 안전장치가 3~4중으로 돼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 원자로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화학작용(원자로의 경우 핵반응)이 일어나게 하면 문제가 안되지만, 갑자기 화학작용이 일어나면 원자폭탄의 폭발 원리처럼 터지게 되기 때문에 이같은 안전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배터리 내부의 안전장치는 전류흐름 차단장치, 온도감지 차단장치, 압력감지 차단장치 등이 있으며, 배터리 팩과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 세트에도 회로차단 장치가 있다. 갑자기 전류의 흐름이 많아지거나, 온도가 올라가거나 압력이 높아질 경우 이같은 차단장치가 전류의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배터리 자체의 문제로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노트북이나 휴대폰 등 세트의 안전회로에 문제가 있어서 폭발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 배터리 폭발을 막으려면 충전이 끝난 휴대폰이나 노트북에서는 전원코드를 뽑아 과충전을 막을 필요가 있다. 또한 양극과 음극을 분리한 막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떨어뜨리거나 과열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차 전지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같은 안전장치들로 인해 2차전지는 비교적 안전하다"면서도 "배터리 내 안전장치들이 이상을 감지하기 전에 급격하게 이상현상이 발생할 경우 녹아내리는 현상이나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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