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침체 우려, 다우 143p↓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2.22 06:22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다시 하락했다. 지표 부진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재가열했다. 늘어난 원유재고도 이날 증시엔 악재가 됐다.

2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대비 142.96포인트(1.2%) 떨어진 1만2284.3을, S&P500지수는 17.5포인트(1.3%) 밀린 1342.53을 기록했다. 나스닥100지수도 27.32포인트(1.2%) 내린 2299.78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반등세를 타고 동반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와 컨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가 동시에 발표되면서 빠른 속도로 상승분을 토해냈다. 어제와는 또 다른 전강후약 장세였다.

장 초반 급등하며 자신있게 지수를 떠받들던 IT주도 두 지표가 모두 '경기 침체'를 나타내자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엑슨모빌 등 대형주가 줄줄이 하락했고 막판 들어 낙폭은 더 커졌다.

◇ 필라델피아 제조업 경기 7년래 최악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의 2월 제조업 경기가 예상을 뒤엎고 7년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게 지수 하락에 도화선이 됐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2월 필라델피아 연준지수는 전월 -20.9에서 -24로 급락해 2001년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0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지난 2년간의 주택경기 침체가 다른 산업 분야로 확산되면서 미 경제가 침체일로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경기 동향을 예견하는 경기선행지수도 증시 하락과 주택시장 침체 여파를 그대로 드러냈다.

컨퍼런스보드는 1월 경기선행지수가 0.1%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간 지수가 2% 하락한 것은 경기 침체 경고에 대한 타당한 근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게 컨퍼런스측 평가다.

미국의 지난 주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는 전주보다 9000명 감소한 34만9000명으로 집계돼 1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변동성이 적은 4주 평균 청구자수는 36만500명으로 1만750명 증가해 지난 2005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계속 수당을 받는 사람은 273만6000명에서 278만4000명으로 2005년 10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해 고용시장 부진을 방증했다.

전문가들은 보통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30만~32만5000명에 이르면 고용시장이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 유가 하락 - 금값 신고가 경신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6주 연속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는 100달러의 고공행진을 접고 배럴당 98달러선으로 내려앉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1.5% 떨어진 배럴당 98.24달러에 정규 거래를 마쳤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마감한 한 주간 원유 재고가 420만배럴 늘어 3억530만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240만배럴)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 11월 이후 최대치다.

이로써 지난 6주간 원유 재고는 2240만배럴, 7.9% 늘었다.

시장은 그러나 원유 재고가 늘어난 게 경제가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고 경기에 대한 우려를 또 다시 키웠다. 엑슨모빌과 셰브론 등 정유주는 하락했다.

반면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매입으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4월물은 11.4달러 오른 949.2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금값은 958.4달러까지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 씨티 투자의견 상향, IT주 강세

씨티그룹은 IT기업이 소비 주도 둔화세에서 다른 업종보다 빨리 회복될 것이라며 세계 최대 컴퓨터 네트워킹장비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스의 투자의견을 '유지'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시스코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고 실적 전망이 적절하며 올해 IT업종의 잠재 수요 둔화세가 2001~2년과 같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다. 시스코의 주가는 3% 넘게 뛰며 IT주 강세를 주도했으나 장 막판 약보합으로 밀렸다.

반면 블랙베리폰으로 유명한 리서치인모션(RIM)은 당초 예상보다 4분기 신규 가입자가 20%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9% 뛰었다.

예상을 웃돈 순익에 힘입어 장중 상승했던 미국 3위 백화점운영업체 J.C. 페니도 경기 침체 그림자에 빛을 잃었다.

J.C. 페니는 지난 2월 2일 마감한 회계연도 4분기 순익이 전년동기 4억7700만달러, 주당 2.09달러에서 4억3000만달러, 주당 1.93달러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주당 순익 예상치 1.77달러를 웃도는 결과다. 주가는 0.4% 떨어졌다.

감원 계획을 밝힌 리먼 브러더스와 메릴린치는 2% 넘게 떨어졌다. 이날 CNBC는 리먼 브러더스가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200명의 감원을 계획하고 있으며, 메릴린치도 추가 감원을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600명을 감원하고 지역 사업부를 재편하겠다고 밝힌 스타벅스도 2.4% 하락했다.

미 2위 할인업체 타깃은 씨티가 월마트와의 경쟁과 카드 사업부의 수익성 감소를 근거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한 여파로 4%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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