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꾸는 자는 결코 프로가 될수없다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3.04 12:54

[머니위크]슈퍼스타 감사용, 영화 속 경제이야기

26년을 돌고 돌아 ‘슈퍼스타’가 ‘히어로’로 돌아왔다.

현대 유니콘스의 인력만을 인수해 제8구단을 창단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이하 센테니얼)가 지난 2월20일 우리담배와 계약을 맺고 팀 명칭을 ‘우리 히어로즈’로 결정했다. 현대 유니콘스는 바로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인천을 연고로 창단한 삼미 슈퍼스타를 전신으로 하고 있다.

지난 2004년에 개봉한 <슈퍼스타 감사용>(김종현 감독/ 이범수, 윤진서, 류승수, 이혁재, 공유 출연)은 실제 인물인 삼미 슈퍼스타즈의 감사용 투수에 대한 영화다. 야구를 좋아하는 감사용은 삼미특수강의 직장인야구회의 에이스 투수. 81년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삼미도 인천을 기반으로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라는 프로야구단을 창단한다.

그러나 투수가 부족해 공개모집을 실시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감사용이 여기에 도전, ‘너무 느린공’에도 불구 왼손 투수라는 장점만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직책은 이미 승부가 결정 난 경기에 기존 투수의 힘을 덜어주기 위한 패전처리용 투수.

그러던 그에게 선발의 기회가 주어진다. OB베어즈의 박철순 투수의 20연승 상대가 삼미 슈퍼스타즈로 결정되면서 기존 선발투수들이 ‘제물’이 되지 않기 위해 선발로 나서기를 꺼린 것. 우여곡절 끝에 선발투수로 경기에 나선 감사용은 9회까지 선전했음에도 불구 결국 9회말 역전패를 당해 꿈에도 그리던 프로야구 1승의 꿈이 무산된다.

◆‘히어로’로 다시 태어나는 ‘슈퍼스타’

1984년 출범 당시 국내 프로야구단은 MBC 청룡, 삼성 라이온즈, 해태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OB 베어즈 그리고 삼미 슈퍼스타즈 등 총 6개 구단이었다. 이후 빙그레 이글즈, 쌍방울 레이더스 등 2개 구단이 더 탄생해 지금의 8개 구단 체제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26년이 지난 현재 과거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뿐이다. OB 베어즈와 빙그레 이글즈는 모그룹에서 계열사 정리를 하면서 각각 두산과 한화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MBC 청룡은 LG그룹에서 인수 LG 트윈스로 해태 타이거즈는 현대차그룹에서 인수해 기아 타이거즈로 바뀌었고 쌍방울 레이더스는 SK그룹이 SK 와이번즈를 새롭게 창단하면서 인력만 넘어가고 그 역사는 사라졌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프로야구단 중에가 가장 많이 이름이 바뀐 구단이다. 삼미 슈퍼스타즈는 1984년 삼미그룹이 어려워지면서 1985년 5월 청보식품(청보 핀토스)에 매각됐다. 하지만 청보도 1987년 기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다시 태평양화학(태평양 돌핀스)으로 넘어갔다.

8년 후인 1995년 프로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현대그룹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 현대 유니콘스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현대 유니콘스의 1대주주인 하이닉스가 프로야구단 지원을 포기하면서 현대 유니콘스는 청산 위기에 몰렸다가 금년 초 투자창업회사인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현대 유니콘스의 인력을 100% 수용해 새로 구단을 창단했다.

센테니얼은 제8구단을 창단하면서 기존 프로야구단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 ‘흑자 구단’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말은 우리나라 기존 8개 프로구단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말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말은 틀린 말이다. 프로야구단도 재무제표를 공표하고 있는데 2006년에 SK 와이번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 등 3개 구단은 규모가 작기는 하지만 흑자를 시현했다.

그러나 흑자 구조를 살펴보면 그 내용은 너무 빈약하다. 수익원 중 가장 많은 부문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다. 그러나 광고수익의 대부분을 모기업으로부터 받고 있다. 광고비라기보다는 그룹 계열사 지원금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주 수입원이 돼야 할 입장수입과 캐릭터 등을 통한 사업수입은 전체 매출의 10%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즉 장부상으로는 흑자지만 실질적으로는 적자기업인 것이다.

◆야구로 돈 번 유일한 기업, 태평양화학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그룹들이 프로야구단을 유지하는 것은 ‘홍보효과’ 때문이다. 신문, TV 등을 언론매체들이 경기를 중계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이 홍보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구단별로 매년 200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는 것. 그러나 KBO가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작업을 할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공짜로 줘도 사려는 기업이 없다”는 신상우 총재의 발언이었다. 더 이상의 홍보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프로야구계의 한 관계자는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야구의 인기가 축구에 밀리고 있다”며 “또한 과거와 달리 프로야구가 정규파가 아닌 케이블을 통해 중계되고 있어 기업들의 홍보효과가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시즌 SK 와이번즈가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워 흥행몰이에 나선 것을 다른 구단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SK 와이번즈가 지난해 장부상 흑자를 시현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스포테인먼트를 앞세워 적자폭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프로야구가 흑자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단 흥행몰이가 중요하다”며 “지난 시즌 SK 와이번즈의 스포테인먼트로 인해 관중이 2배 가까이 증가했는데 이는 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면 흥행도 성공하고 수익도 낼 수 있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SK 와이번즈의 스포테인먼트와 센테리얼의 새로운 도전에 관심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도 프로스포츠단의 흑자 경영 기대감 때문이다.

그렇다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면서 이득을 본 기업은 전혀 없는 것일까. 역대 최단명 구단인 청보 핀토스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를 70억원에 인수했다. 그리고서 2년여만에 태평양화학에 판 금액은 50억원이었다. 그러나 태평양화학은 현대전자에 무려 470억원에 매각했다. 약 9배 정도를 남기는 장사를 한 것.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야구로 돈을 번 유일한 기업이 바로 태평양화학이다.

◆최선을 다해야 진정한 프로

<슈퍼스타 감사용>은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하고자 하는 말을 앙드레 말로의 말을 빌려 시작한다. ‘오랫동안 꿈을 그린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이 말대로 <슈퍼스타 감사용>은 꿈을 꾸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위해 만든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자신이 있는 분야에서 ‘프로’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모 CF에서는 ‘프로는 아름답다’는 문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말은 자신의 일을 매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표현이다. 모두가 인정하는 말이기 때문에 모두가 ‘프로’의 꿈을 꾸는 지도 모른다.

영화 속 박현식 삼미 슈퍼스타즈 초대 감독(장항선 분)은 선발로 나서고 싶다는 감사용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떤 위치 어떤 상황에 있던 최선을 다해. 그게 프로야.”

꿈만 꾸는 자는 결코 프로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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