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카작무스' 의혹 특검 수사 요청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02.20 16:41

주식 위장매각 통해 1조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 제기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에서 운영했던 구리제련 업체인 '카작무스' 지분 매각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난무한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조준웅 삼성특검팀 측에 관련 의혹에 대한 공식수사를 요청했다.

20일 경제개혁연대 김영희 부소장(변호사)은 "지난해 10월15일 삼성물산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런던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던 카작무스의 지분을 납득할 수 없는 저가에 매각한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관련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특검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부소장은 이어 "다만, 특검이 비자금 조성 등 삼성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로 바쁜 점을 감안, 정식 고발이 아닌 민원제기 성격으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는 이날 지난해 2월부터 9개월 동안 자체 조사를 벌여 확보한 카작무스 운영 및 주식매각 관련 자료가 첨부된 수사의견서를 특검에 전달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1995년 6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카작무스'를 위탁경영하다 2000년 7월 삼성홍콩과 함께 지분 43%를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이후 삼성물산은 '카작무스'가 런던증시 상장(2005년 10월)을 앞두고 있던 2004년 8월 삼성물산 직원이자 카작무스 대표를 지낸 차용규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페리 파트너스(Perry Partners)' 측에 헐값으로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 각종 의혹에 휩싸였었다.

김 부소장은 수사 의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카작무스 매각 상대가 차씨였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차씨는 런던증시 상장 이후 카작무스 지분을 모두 매각해 1조원대의 차익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김 부소장은 "카작무스 주식을 저가 매각해 회사에 1400억원대의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삼성물산 이사들에게는 당연히 배임죄가 적용돼야 한다"며 "삼성물산이 비자금 조성을 위해 상장을 앞둔 카작무스 지분을 헐값에 매각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김 부소장은 차씨가 현재 개인사업을 하며 서울 강남의 한 초고가 아파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15일 삼성물산 이사회 측에 "카작무스 지분 매각 과정에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며 공식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었다.

당시 이 단체는 삼성이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시가총액이 100억 달러(약 9조2000억원)가 넘는 알짜 회사의 지분을 회사 임원 출신에게 헐값에 팔았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와 관련, 삼성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도 "삼성 계열사의 해외구매를 담당하는 삼성물산이 삼성의 대표적인 비자금 창구"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물산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삼성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위험 요소가 생긴데다 사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며 카작무스 철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차씨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서 선정한 '2007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한국 7위, 세계 754위에 오르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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