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은행채·우량회사채 찍고 '카드채'로

더벨 정성민 기자 | 2008.02.21 13:05

신용스프레드 '메리트' 있는 수준, 지난해 10월 수준 회복될 듯

이 기사는 02월21일(0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우량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이 시장에서 찾아 볼수가 없다. 국고채를 비롯해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가격이 연초 랠리과정에서 비싸져 가격 메리트가 있는 카드채를 사고 싶어도 물량을 찾기가 힘들다.

이러한 카드채 인기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카드사라는 업종 특성으로 인해 하반기 경기가 둔화될 경우 투자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카드채의 투자 매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 비해 재무건전성이 좋아지고 있어 은행채, 회사채와 다른 시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해 말 은행권 유동성 대란이 나기 이전시점 수준으로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현재 AA 등급 기준으로 0.88%를 나타내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0.3%포인트 이상은 충분히 스프레드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비지표물 '매기' 순환…은행채→회사채→카드채

돈은 남는데 살만한 채권이 없다. 지금 채권시장 상황이다. 주식시장이 주춤하고 MMF 등 채권관련 펀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이미 비싸진 채권에는 손이 나가지 않는다.

매수할 채권을 찾는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신용스프레드로 옮겨졌다. 우선 은행채 신용스프레드 축소가 급물살을 탔고 이후 AAA급 회사채로도 매수세가 붙었다.

은행채와 우량 회사채의 신용등급 축소세가 주춤하자 '매기'가 카드채로 옮겨졌다. AA등급 우량 카드사 채권의 3년물 국고채 대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 1월 중순 1.3%까지 확대됐다가 20일 현재 0.88%까지 축소됐다.


국고채 금리가 기간조정을 보이는 가운데 전일 대비 0.10%p(민간채권평가사 평가 기준)나 낮게 금리를 제시해도 카드채를 팔겠다는 곳이 없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매수세가 채권별로 옮겨가는 것을 수급의 선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채권시장에 돈이 남기 때문에 매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투신권 채권매니저는 "채권 수급이 좋아지면서 비지표물로도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 지고 있다"며 "지금은 우량 카드회사나 일반기업 채권을 들고 있는 기관이 부러울 수 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신용스프레드, 지난해말 은행 자금 대란 이전 수준은 회복해야 제가격"

AAA 은행채와 회사채 신용스프레드는 지난해말 은행권 자금대란 이전 시점 수준인 0.40% 내외까지 회복됐다. 시장참가자들은 카드채도 적어도 은행채나 회사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드채 신용스프레드는 2년과 3년 기준으로 각각 0.30%대 중반,0.50%대 초반을

나타냈다. 현재 수준을 감안해 본다면 0.50%포인트 가량을 축소할 수 있는 상황이다.

카드채 신용스프레드 축소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플레 우려와 국고채 3년물 5% 하향 돌파 부담으로 국고채 금리 하락세는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카드채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다.

더군다나 우량 카드사에 따르면 2월 채권을 발행할 유인도 적다는 지적이다. 계절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12월, 1월 매출이 2월에는 자금화되기 때문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2월 고객들 결제자금 유입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딱히 자금이 모자라지 않는데 채권을 발행해 돈을 조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절적으로 2월은 차환도 적어 발행압력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카드사 재무건전성도 크게 호전돼

이러한 카드채 인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진행형이고 하반기 경기둔화 우려가 있어 카드채 보유 비중 증가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크레딧관련 전문가들은 당당하게 'No'라고 말한다. 카드사들의 재무건전성도 대폭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카드채 크레딧스프레드도 충분히 은행권 자금 대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기자본대비 자산(부외자산포함)비율을 보면 카드채사태 발생 당시 20배에서 4배까지 축소됐다. 이는 카드사들이 방만한 영업에서 탈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의 소지가 높았던 대출관련 자산도 축소됐다.

한국기업평가 박광식 수석연구원은 "카드사 재무건전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들이 카드채 사태이후 급속도로 개선돼 왔다"며 "신규자산에 대한 부실율도 최근 1% 미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산구성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높은 대출서비스의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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