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비자금과 태안기름 유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시장을 밑도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말까지 무려 11.7%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8.1%)보다 4.6%포인트 더 많이 하락한 것.
특히 비자금 사건과 직접 관련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증권은 펀드수익률 하락을 주도했다. 12월말현재 삼성그룹펀드에서 9.6%와 8.7%를 차지하고 있는 이 두 종목의 약세는 펀드수익률에 타격을 가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이 폭로된 11월5일이후 삼성물산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폭로당일 8만7500원이던 주가는 지난해말 7만2000원으로 17.7% 하락했다. 삼성증권도 같은기간 20.7%하락했다. 또한 삼성그룹펀드에 6.4%가 편입된 기름유출사건의 당사자인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12월7일(4만2200원)부터 올 1월30일(2만5400원)까지 39.8%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백 팀장은 "이들 종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적지 않았다"며 "내부회의를 통해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아래 주가급락기간에도 편입비중을 축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만났던 삼성그룹펀드는 올들어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IT종목의 강세로 시장대비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삼성그룹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9.4%, 반면 코스피지수는 -10.6%를 기록중이다(2월19일 기준).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3.8%, 삼성엔지니어링은 8.6%로 시장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백 팀장은 이에 대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리스크는 상대적 측면에서 보면 시장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특검에 따른 주가하락은 일시적이고 결국은 실적에 따라 주가가 반등한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백 팀장은 3월 정기주총에 대한 입장도 내비쳤다. 즉 그는 "삼성특검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번 주총에서 임원해임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횡령 배임 등 주주이익을 크게 해친 임원들에 대해서는 펀드수익권자 이익 보호 차원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사표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팀장은 또한 한달안에 편입비중 조정 등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과 향후 2년간 실적전망, 유동성 등을 토대로 17개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해 투자등급을 조정한다는 방침.
백 팀장은 "올해는 IT업종이 좋아 보여 이들의 비중을 확대한 상태"라며 "삼성그룹은 지배구조나 향후 실적이 상대적으로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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