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펀드, 악재딛고 순항중

박영암 기자, 전예진 기자 | 2008.02.20 09:09

[인터뷰]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2팀장 "특검, 기름유출 주가 이미 반영"

"비자금 특검과 태안 기름유출사고 등의 악재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습니다."

국내최대의 규모(4조2000억원대)를 자랑하는 삼성그룹펀드를 운용하는 백재열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2팀장(사진)은 20일 "이제는 과거의 정치사회적 이슈보다는 올해와 향후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장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실적)을 반영하게 돼 있어 악재들이 충분히 반영된 현시점이 펀드가입의 적기"라고 주장했다.

삼성그룹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비자금과 태안기름 유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시장을 밑도는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11월1일부터 12월말까지 무려 11.7%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8.1%)보다 4.6%포인트 더 많이 하락한 것.

특히 비자금 사건과 직접 관련있는 삼성물산과 삼성증권은 펀드수익률 하락을 주도했다. 12월말현재 삼성그룹펀드에서 9.6%와 8.7%를 차지하고 있는 이 두 종목의 약세는 펀드수익률에 타격을 가했다.

삼성 비자금 사건이 폭로된 11월5일이후 삼성물산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폭로당일 8만7500원이던 주가는 지난해말 7만2000원으로 17.7% 하락했다. 삼성증권도 같은기간 20.7%하락했다. 또한 삼성그룹펀드에 6.4%가 편입된 기름유출사건의 당사자인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12월7일(4만2200원)부터 올 1월30일(2만5400원)까지 39.8%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백 팀장은 "이들 종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적지 않았다"며 "내부회의를 통해 이들 종목의 펀더멘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아래 주가급락기간에도 편입비중을 축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예상치 못한 소나기를 만났던 삼성그룹펀드는 올들어 삼성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IT종목의 강세로 시장대비 양호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삼성그룹펀드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9.4%, 반면 코스피지수는 -10.6%를 기록중이다(2월19일 기준).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3.8%, 삼성엔지니어링은 8.6%로 시장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백 팀장은 이에 대해 "삼성그룹 지배구조 리스크는 상대적 측면에서 보면 시장보다 양호하기 때문에 특검에 따른 주가하락은 일시적이고 결국은 실적에 따라 주가가 반등한 것"이라고 의미부여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백 팀장은 3월 정기주총에 대한 입장도 내비쳤다. 즉 그는 "삼성특검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번 주총에서 임원해임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횡령 배임 등 주주이익을 크게 해친 임원들에 대해서는 펀드수익권자 이익 보호 차원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사표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팀장은 또한 한달안에 편입비중 조정 등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과 향후 2년간 실적전망, 유동성 등을 토대로 17개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해 투자등급을 조정한다는 방침.

백 팀장은 "올해는 IT업종이 좋아 보여 이들의 비중을 확대한 상태"라며 "삼성그룹은 지배구조나 향후 실적이 상대적으로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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