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쇼크' 오나"…조선·차업계 긴장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8.02.19 16:06

조선업계 2년은 버틴다..자동차 전자업계 "협력사가 더 걱정"

"20세기엔 오일쇼크, 21세기엔 스틸쇼크"

스틸쇼크 조짐이 일고 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철광석 유연탄 등 원재료 값의 급등 탓이다.

오일쇼크는 대체에너지 개발로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스틸쇼크는 대체재를 찾을 수 없다는게 더 큰 문제다.

오히려 공급부족을 우려할 지경이다. 철을 만드는 철광석, 유연탄 공급이 여의치 않다.

철 사용 비중이 높은 조선, 차업계는 당장은 버틸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틸쇼크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스틸쇼크 현실화되나=포스코는 지난 1월 열연, 냉연강판을 6만~6만5000원씩 인상했다. 동국제강 등 후판업체와 동부제강 현대제철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모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원재료 값이 급등한 탓에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 조만간 철강재의 가격은 추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 18일 브라질 철광석업체 VALE와 올해 철광석 가격을 65% 인상키로 합의했다. 호주의 광산업체 리오틴토와 BHP빌리턴과도 협상을 진행 중인데 리오틴토 등은 154%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인상된 원재료 가격은 오는 4월부터 적용된다. 포스코등은 가격 재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2년은 버틴다. 그러나...=철강재의 가격 인상이 가장 부담스러운 업종은 조선업종이다. 조선업종은 최근 몇년간 수주가 크게 늘어 호황을 누렸다.

선박은 수주 계약을 체결한 뒤 2~3년여가 지나야 건조를 시작한다. 현시점에 건조 중인 선박은 2005~2006년에 계약했던 선박들이다.


2005년엔 후판 가격이 올랐던 시기다. 중국의 산업화와 함께 철강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선용 후판 가격은 70만원대에 거래됐다. 2006년부터 후판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올해초엔 70~80만원대까지 올랐다.

또 2005년부터 2006년엔 선박 가격이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건조되는 선박들은 70만원대 후판 가격을 기초로, 수요가 몰린 상황에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선가가 상당히 좋다"며 "후판값이 다소 오르더라도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후판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다면 2006~2007년에 체결된 선박 건조 시점엔 수익성 악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전자업계, 협력사가 더 걱정=완성차 업계도 철강 사용 비중이 크다. 자동차는 1대당 평균 1톤 가량의 강판을 사용한다. 강판 값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경우 올한해 311만대의 자동차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311만톤의 강판이 사용되는 만큼 강판가격 1만원 당 311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협력사에 있다. 협력사들의 부품개발과 생산에 들어가는 철강재의 비용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강판은 장기계약으로 조달하고 원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릿수다"며 "그러나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급에 드는 철강재의 원가 부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는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이 강판을 사용하지만 가전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또 가전제품 원가에서 강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작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체 원가에서 철강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레진, 동,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전자제품 전체의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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