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엄습한 애그플레이션 공포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02.19 14:02
라면과 과자 값을 비롯한 대부분 먹거리 가격이 올랐다. 가격 인상 움직임은 식료품을 넘어 생필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태세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와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곡물류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가 크게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국제 밀 거래 가격은 지난해 80% 급등한데 이어 올들어 달포 동안에만 90% 폭등했다. 대두 가격도 1년간 95.8%, 옥수수는 25% 급등했다. 이러한 곡물 가격은 인플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철광석 가격도 오르고 있다. 포스코는 브라질 철광석 공급업체인 발레와 올해 철광석 도입 가격을 65% 인상키로 합의했다.

한국경제가 원자재가격 상승과 애그플레이션이라는 원 투 펀치를 맞은 셈이다.

특히 애그플레이션은 식량안보마저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식품가격이 올라가면서 자원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최하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곡물 자급률이 28%(2006년 기준)로 OECD 가입국 가운데 3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곡물 수출국인 호주(280%), 프랑스(191%), 캐나다(164%)는 물론 공업국인 독일(126%), 스웨덴(120%)에도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은 식량 자원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높은 값을 주고도 제때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철강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자동차·가전·건설·조선·기계 등 산업의 제품 가격도 따라 오를 전망이다.

이명박 당선인은 최근 "경제성장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생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연 7% 공약을 슬그머니 내렸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간 이 당선자가 중시하는 민생마저 파탄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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