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급등에 亞 철강사 멍든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2.19 11:21

자체 철광석 확보 못한 포스코, 신일철 타격 심각

철광석 가격 인상 등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철강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포스코와 일본 1, 2위 철강사 신일철, JFE스틸 등은 18일 세계 3대 철광석 공급업체 중 하나인 브라질의 발레 도 리오 도체와 4월 선적분 철광석부터 전년에 비해 65% 인상된 공급가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시장이 아닌 철강사와 공급업자간의 비밀 협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업계 특성상 이번 가격 인상 합의는 동종업계의 향후 가격 협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추가 가격 인상 목소리도 일찌감치 이어지고 있다. 고속성장세 유지를 위한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에서 이번 인상률을 상회하는 가격 인상에 나올 것이란 전망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호주 리오 틴토는 이번 합의 직후 운송비 절감 효과에 대한 가격 프리미엄을 요구하며 발레보다 높은 공급가격을 주장했다. 리오 틴토는 최대 154%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로 철광석 가격은 톤당 약 130달러로 치솟았다. 5년 전보다 4배 가량 증가한 가격이다. 하지만 철강제품 가격 인상 폭은 약 두배로 철광석 오름세에 뒤쳐져 있다.

철강사들의 비용 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합의에 따른 철광석 가격 상승뿐 아니라 유가 상승르로 인한 운송비 증가. 석탄가격 상승 등 기타 생산비용 증가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이에 영국 철강업계의 시장조사기관인 멥스(Meps)의 피터 피쉬는 향후 철강사들이 생산하는 철강제품 1톤당 90달러에 이르는 추가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업체간 경쟁으로 인해 비용 부담을 제품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하긴 쉽지 않다. 철강업계는 올해 철강제품 가격 인상 폭을 20~30%로 점치고 있다. 비용 증가분에 휠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피쉬는 이에 철강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경기 침체가 현실화돼 철강 수요가 줄어들 경우,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생산비용 부담이 늘어날수록 철강업계는 철광석 생산 능력 보유 여부를 기준으로 양분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 가격이 거듭 인상될 경우, 미국 최대 철강사 US스틸 등 철광석 자체 생산 능력을 지닌 철강사들이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반면 이런 능력이 없는 포스코나 신일철 등은 수익성 악화와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한편 철광석 가격 고공 행진이라는 호재를 맞은 철광업체들은 시장지배력 강화에 혈안이 돼 있다. 호기를 최대한 이용, 철광석 시장의 과점체제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BHP빌리튼은 리오 틴토에 1400억달러 인수를 제안했으며 발레는 현재 스위스의 엑스트라타와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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