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초강수, 왜? 그리고 득될까?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8.02.18 20:32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초강수'를 뒀다. 기다릴 때까지 기다리다 밀어붙이는 'MB스타일'이 그대로 발휘됐다.

카운터파트너인 통합민주당과의 협상 도중 머리 속 데드라인이 지나자 그대로 끝냈다. 이 당선인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시점"이라고 했다.

인선 내용도 매우 강하다. 부처 이름은 현행 직제를 따랐지만 내정한 장관 수는 13개 부처에 불과하다. 국회에 제출한 정부 조직 개편 원안대로다.

통일부, 정보통신부, 기획예산처, 해양수산부, 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 등 6개 부처의 장관은 임명되지 않았다. 이들 부처는 장관없이 새정부 출범을 맞이 해야 한다. 이는 사실상 원안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점을 선언한 것으로 읽힌다.

초강수로 배수진을 치고 민주당과 협상에 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특히 향후 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논란은 있겠지만 명분에서 밀릴 게 없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의 '파국'보다 새 정부의 '파행' 출범에 더 무게를 실었다는 얘기다.

이 당선인은 조각 명단 발표때도 "저에게 주어진 임무는 경제 살리기이고 그 출발은 작은 정부"라며 '정부 조직 개편=경제 살리기' 논리를 폈다. 자연스레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자칫 조각 발표를 계속 미룰 경우 민주당에 계속 끌려 다닐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정치 개혁에 대한 이 당선인의 의지라는 분석도 있다.

이 당선인 측근은 "막판까지 협상을 진행하다 극적 타결되는 방식이 계속 반복되는 것은 여의도 정치의 구태 아니겠냐"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런 명분과 논리를 토대로 총선에서 심판받자는 승부수를 던진 측면도 있다. 정부 조직 개편을 화두로 여의도 정치 개혁을 내세우며 안정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 당선인의 구상대로 그림이 그려질 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당장 새 정부 출범전 1주일은 물론 그 이후에도 정국 운영이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당장 20일부터 시작될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와 이날 발표한 국무위원에 대한 인사 청문의 차질이 불가피하다.

공직 사회 안정도 조각 명단 발표의 한 이유로 꼽았지만 정부 조직 개편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동요는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관가의 우려도 있다.

또 협상 '파행' 책임에서 비켜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특히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정무 기능의 부재는 이 당선인의 '밀어 붙이기' 스타일과 맞물려 안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한 인사는 "결국 이번 초강수가 MB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총선 표심이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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