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MHz, SKT '못줘' vs LGT '내놔'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 2008.02.18 15:23

정통부 20일 SKT-하나로 인수 최종결정 앞두고 격전지 부상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MHz 주파수를 놓고 SK텔레콤과 LG텔레콤이 그야말로 불꽃 튀는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800MHz 로밍은 별개"라며 절대 불가의 '배수의 진'을 쳤고, LG통신계열의 LG텔레콤은 하나로 인수 자체를 막진 못해도 최소한 800MHz 로밍만은 기필코 얻어내겠다는 각오다.

오는 20일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마지막 관문'인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800MHz 주파수 문제가 통신업계 최대의 격전지로 떠오른 것이다.

이통시장 최대의 논쟁거리인 800MHz 주파수 문제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5일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조건부 허용하면서 붙인 '조건' 때문.

공정위는 인가 조건으로 SK텔레콤은 다른 전기통신사업자가 800MHz 주파수에 대한 공동사용(로밍)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거절하지 말도록 했다.

공정위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따른 지배력 전이와 경쟁제한 폐해를 막기 위해선 전제조건으로 SK텔레콤의 800MHz 독점사용을 해소해야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은 휴일인 지난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800MHz 로밍은 절대 수용 불가'라며 먼저 방어막을 쳤다.

반대논리도 대단히 원색적이다. SK텔레콤은 "로밍은 사업자간 자율 협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며 전세계적으로도 시장에 진입한지 10년이 지난 사업자(LG텔레콤)가 경쟁사업자에게 로밍을 요청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800MHz 주파수에 대한 로밍 및 재배치 문제는 정통부 장관의 고유한 권한사항으로 정통부가 전파법 개정을 통해 2011년까지의 로드맵을 이미 확정한 상황"이라고 정통부를 두둔했다.

SK텔레콤은 또 "기업결합 심사의 쟁점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시장경쟁을 어떻게 제한하느냐를 살피는 것"이라며 "하나로텔레콤 인수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는 800MHz 주파수는 이번 사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못박았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살(하나로텔레콤)'을 얻기 위해 '뼈(이통시장 경쟁력의 핵심인 800Mhz 주파수)'를 경쟁사에 내어줄 수 없다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800MHz 로밍을 요청해온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수용 불가론'에 즉각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금 한발짝이라도 SK텔레콤에 밀렸려다가는 모처럼 찾아온 '호기'를 놓칠 수 있다는 판단한 것이다.

LG텔레콤은 18일 "800MHz 주파수 로밍지역은 군부대, 국립공원, 산간 도서지역 등 투자를 하고 싶어도 통신망 설치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현재 SK텔레콤의 경우 도시 외곽지역에서의 기지국 사용률은 6~22%에 지나지 않는 상황으로 SK텔레콤 기지국의 효율적 운영측면에서도 800MHz 로밍은 필요하며 로밍허용시 로밍대가 및 전파사용료 절감 등 수백억원의 경제적 이득도 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LG텔레콤은 "2003년부터 지속적인 로밍요구에 대해 그때마다 '검토해 보겠다'며 답변을 지연해왔던 SK텔레콤이 최근 '10년된 사업자'를 운운하며 로밍거부를 밝힌 것은 최소한의 상도의조차 저버린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LG텔레콤은 이어 "SK텔레콤의 800MHz 주파수 독점은 결합상품의 출시와 함께 미래 통신시장 구도에서 SK텔레콤의 지배력 전이를 통해 경쟁제한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자 소비자 편익을 저해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LG통신계열의 핵심인 LG텔레콤은 그동안 주장해온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인가 반대를 관철시키지는 못해도, 반대급부로 최소한 투자부담을 줄이면서 통화권 및 통화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다목적 카드'인 800MHz 로밍만큼은 확실히 보장받겠다는 각오다.

LG텔레콤이 SK텔레콤의 선제공격에 총공세를 펼치자 SK텔레콤은 18일 오후 또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LG텔레콤에 공격 수위를 더 높였다.

SK텔레콤은 "산간 도서 지역, 국립 공원 투자가 어렵다는 것은 가입자가 많은 도심 지역에 투자를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가입자가 없어 적자가 나는 지역은 경쟁사 설비를 이용하겠다는 크림 스키밍(노른자에만 투자)의 전형"이라고 반박했다.

800MHz 주파수 문제는 이통 3사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정통부가 20일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에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에 대한 인가여부를 최종 결정하면서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정리하더라도 논란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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