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한국과 일본, 중국(홍콩)증시에 각각 30%에 분산투자하는 '한중일인덱스파생상품펀드'에 2006년11월2일 설정당일부터 가입했다. 부모님으로부터 미리 받은 결혼자금 5000만원을 투자했다. 17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25.2%로 투자원금은 6260만원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코덱스 저팬ETF'의 상장으로 이씨의 선택폭은 훨씬 넓어졌다. 지난해 10월10일 상장된 '코덱스 차이나 H ETF' 그리고 국내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코덱스200 ETF'에 각각 30%씩 분산투자할 경우 인덱스펀드와 동일한 분산투자효과를 얻을 수 있다. 오히려 매매비용과 거래편의성에서는 ETF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즉 '코덱스 저팬 ETF'는 0.3%의 거래세가 면세된다. 또한 펀드보수도 연 0.65%에 불과하다. 또한 대부분의 해외펀드들이 환매신청후 7 영업일이후 출금하는 것과는 달리 일반 주식처럼 매매후 2영업일이면 HTS에서 돈을 찾을 수있다.
박종태 증권선물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은 "이번 '코덱스 저팬ETF' 의 상장으로 국내 투자자는 HTS를 통해 안방에서 한중일 3개국 증시의 우량주에 분산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향후 고도성장 수혜주인 '코덱스 차이나H ETF'와 낮은 변동성이 특징인 '코덱스저팬 ETF' 그리고 한국경제의 성장과 주가흐름을 같이할 '코덱스2OO' 등에 분산투자할 경우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등에 모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재규 삼성투신 ETF운용본부장도 "지난해 중국펀드 열풍이 불었지만 사실 이들 펀드중에서 벤치마크를 상회한 펀드는 하나도 없었다"며 "소수 인력으로 홍콩이나 중국상장기업을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ETF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ETF, 펀드보다 편하고 주식보다 안정적
바야흐로 ETF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펀드보다 매매편의성이 높고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어 새로운 간접투자상품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박 팀장은 "펀드와 주식의 장점을 겸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상장되는 ETF의 투자대상과 투자지역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향후 기관과 개인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중심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하듯 국내 최대자산사인 미래에셋그룹도 ETF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맵스는 3월말까지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타이거 200'을 상장할 예정이다. 그동안 '코덱스200'으로 국내 ETF시장을 독식하던 삼성투신에 선의의 경쟁자가 출현한 셈이다.
이태윤 미래에셋맵스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간판 운용사로서 코스피200 ETF를 운용해야 한다는 상징적 측면과 연기금 대형펀드 등에 대한 마케팅 필요성 때문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맵스는 지난 2006년6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100개 대표종목으로 구성된 ' KRX100지수를 벤치마크로 하는 '타이거 KRX100'을 상장, 운용중이다. 하지만 국내 간판지수인 '코스피200'를 추종하는 ETF가 있어야 한다는 내부판단에 따라 추가상장을 결정했다.
◇ 운용사도 개인투자자도 ETF 가치 `재발견'
주식형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사도 ETF를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운용규모가 커지며 펀드가 지수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됐을 뿐 아니라 모든 종목을 일일이 매매하는데서 오는 어려움과 부작용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의 대형주식펀드에서 펀드자산의 70%정도는 벤치마크는 ETF로 채우고 나머지 30%로 시장초과수익률을 올릴 경우 종목매매에 다른 시장충격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추론이다. 미국의 대형 뮤추얼펀드에서 선호하는 '핵심주변전략(Core & Satellite) 전략인 셈이다.
일부 개인투자자들도 ETF에 대해 활발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이버상에서는 서너개의 ETF 카페가 활동중이다. 이중 대표적인 카페가 2006년2월 개설된 'ETF Station'. 이 카페의 회원은 모두 75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업종별 스타일별 유망 ETF에 대한 정보 교류와 ELS ELW 등을 활용한 효율적인 포트폴오 구축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 질주하는 해외 ETF, 총자산 7966억달러 첨단상품으로 우뚝
해외에서는 ETF가 '21세기 최고의 금융신상품'답게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에 따르면 2007년12월말 기준 전세계 상장ETF숫자는 모두 1171개, 총자산은 7966억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말 대비 각각 41%와 64% 증가한 수치다. 채권 금 원유 등을 벤치마크로 하는 다양한 ETF가 잇따라 상장되면서 2011년에는 총자산이 2조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심지어 인덱스펀드의 종가인 뱅가드그룹도 ETF시장을 본격 공략중이다. 기관투자가들의 펀드자산의 50%가량을 ETF로 채워넣고 미국 뮤추얼펀드의 절반 가량을 판매하는 FA(재무설계사)들도 개인고객에게 ETF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 현실을 더이상 외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 진출했다.특히 향후 5년간(2005년~2010년) ETF의 연성장률은 28%로 뱅가드그룹의 주력인 뮤추얼펀드의 성장률이 연 10%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ETF시장 진출 결정에 한몫했다. 뱅가그그룹의 2006년말현재 ETF시장점유율은 5%에 다소 못미친다.
해외 거래소중에서 ETF 가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곳은 뉴욕소재 아멕스(American Stock Exchange). 아멕스에는 세계최대규모의 ETF인 S&P을 추종 대상지수로 하는 버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트먼트(BGI)의'SPDR S&P 500'가 상장돼 있다. 하루 평균 거래규모는 240억 달러로 4900만 달러에 불과한 코덱스200의 490배에 달하고 있다(2007년말대비 최근20일 평균 거래량).
증권선물거래소의 박 팀장은 "해외 거래소에서는 주가지수 뿐만 아니라 채권 금 원유 등을 벤치마크로 삼는 다양한 ETF가 상장돼 뮤추얼펀드 연기금 기업연금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며 ""국내증시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펀드비용 등까지 투자자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개인과 기관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성격의 ETF가 상장될 경우 향후 성장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 상장지수펀드( ETF,Exchange Traded Fund)) = 특정 주가지수와 동일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지수연동형 펀드. 특정 주가지수에 편입된 주식을 바스켓하는 인덱스펀드를 만들어 이를 토대로 발행하는 수익증권이나 뮤추얼펀드 주식을 바로 ETF증권이라 부른다. 운용사에서 ETF증권을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면 투자자들은 일반 주식처럼 HTS를 통해 매매하게 된다.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주문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증권사를 통해 신규 설정 또는 해지된다.
. 이번 '코덱스 저팬 ETF' 상장으로 증권선물거래소에서 매매되는 국내 ETF는 모두 23개로 늘어났다. 대상지수도 코스피200에서 업종별 섹터지수(자동차 은행 반도체 IT 미디어통신) 스타일지수(중대형가치 중대형성장 중형가치 대형가치 순수가치) 해외지수(HSCEI, 토픽스100) 등으로 확대됐다. 이들을 벤치마크로 삼는 ETF의 시가총액은 2월15일현재 2조4651억원. 이중 삼성투신운용의 '코덱스 200' 이 1조2354억원으로 전체 순자산의 50%를 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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