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당선인-靑참모 '워크숍' 무슨 말 오갔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2.17 17:04

참모들에 '미래·변화·혁신' 키워드 전파...정부개편안 긍정처리 기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처음으로 새 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 내정자들과 함께 국정 청사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16~17일 양일간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합동 워크숍 자리에서다.

정부조직 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참석 대상이던 국무위원 내정자들은 결국 불참했다. 행사가 당초 계획가 달리 '반쪽짜리'로 진행된 셈이다. 이 당선인은 그러나 첫 예비 '청와대 모임' 내내 '미래지향적 사고'와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참모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

한승수 국무총리, 유우익 대통령실장, 청와대 수석 내정자들도 새 정부의 국정과제 로드맵과 이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심도깊은 토론과 토의에 임했다.

◇ "내각, 난산하지만 국민사랑 받을것"= 이 당선인은 워크숍 첫 날 "내가 애 넷을 낳아 키워봤는데 가장 정이 가는 게 힘들게 낳은 애더라"고 말했다. 여야간 극한 대치로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는 "애를 하나 힘들게 났는데 지금은 다른 아이보다 더 똘똘하게 됐으니까 더 흐뭇하다"며 "난산(難産)하는 내각이 국민으로부터 더 관심을 받고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개편 작업을 산고(産苦)가 극심한 출산 과정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당선인은 "여소야대의 냉혹한 현실에서 불평과 불만만 하기보다는현실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모두 긍정적인 사고로 출발하자"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 당선인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이런 모습이 국민들에게 여러 선택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새 정부 조직 개편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한편, 현행 18부를 13부로 줄이는 정부조직법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 "오랜측근일수록 매일 변하는 날 더몰라"= 이 당선인은 워크숍에서 자신의 국정 철학을 전파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 줄 참모들에게 "함께 일할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 당선인이 가장 강조한 것은 '미래지향적 사고'와 '변화'였다. "나는 매일매일 변화한다"며 참모들에게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이 당선인은 "저를 안다는 사람들이 저를 평가할 때 저지르는 과오가 있는데, 70년대에 저를 만난 사람들은 70년대 얘기를 하고 80년대에 날 만난 사람은 80년대 이야기만 한다는 것"이라며 "제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김백준씨는 70년대부터 나를 잘 아는 사람이지만 사실 나를 제일 잘 모르는 사람이다. 강만수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도 날 잘 아는 것 같지만 모른다"고도 했다. "나는 매일매일 변하기 때문에 최근에 나를 만난 사람이 오히려 내 최신판을 잘 안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은 그러면서 "여러분들 중 과거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있겠지만 그 경험을 절대적으로 고집하지 말라. 과거는 참고만 해야 한다"며 "오늘만 생각해도 선진화가 될 수 없고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소주 한 잔, 3.5킬로 뜀박질로 단합대회= 워크숍에서는 밤 늦게까지 난상 토론이 진행됐고, 단합대회 성격의 소주 파티도 열렸다.

청와대 수석 내정자들과 인수위 간사들은 워크숍 첫 날인 16일 밤 11시까지 각 분과별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규제개혁 등 국정 우선 과제에 대한 논의가 주였다.

토론 후에는 이 당선인이 참석한 가운데 구내식당에서 두부김치를 안주로 한 소주파티도 열렸다. 단합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폭탄주도 곁들였으며 이 당선인도 한 총리 내정자와 '러브샷'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마지막 날인 17일 오전에는 워크숍이 열린 교육원 대운동장을 15바퀴씩 도는 조깅도 했다고 한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새 정부의 출범을 축하하고 원활한 국정 운영을 다짐하는 차원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약 3.5킬로미터를 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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