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방글라데시, 뉴욕시민에 돈 빌려준다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2.16 13:03

서브프라임 위기에 빠진 美 전역으로 사업 확대

방글라데시의 빈민대출기관 그라민은행이 세계 경제의 중심지 뉴욕 시민에게 대출을 시작한다.

방글라데시 출신의 빈곤퇴치 운동가이자 그라민은행 설립자인 유누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라민은행은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은행계좌가 없는 뉴욕 시민들에게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은행은 지난 달 뉴욕 퀸즈 잭슨하이츠 자치구에 거주하는 해외 이주 여성들에게 5만달러를 빌려줬다. 이를 시작으로 5년동안 뉴욕시에 1억7600만달러를 대출할 계획이다.

그라민은행이 선진국에 발을 들여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월가 은행들이 신용 경색에 처하면서 세계 최빈국의 은행이 경제대국 미국 시민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 셈이다.

그라민은행의 창시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는 "서브프라임 위기로 기존의 금융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다는 게 부각된 지금이 (뉴욕에 대출을 시작할) 적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많은 미국인들이 높은 금리 장벽에 부딪혀 자금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라민은행은 유누스가 방글라데시에서 가난한 여성들에게 소규모 창업 자금을 빌려주면서 탄생했다. 1976년 42명의 여성에게 27달러를 대출했던 은행은 현재 빈민 700만명에게 65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지원하는 대출기관으로 성장했다.

현재 미국에는 약 2800만명이 신용불량 등을 이유로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으며 4470만명은 금융기관 이용에 많은 제한을 겪고 있다.

FT는 일부에서 그라민은행이 개발도상국보다 금융시장이 현저히 발전하고 사업 및 세금제도가 복잡한 미국에서 얼마나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라민은행은 미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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