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 악화, 막판 '뒷심'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2.16 06:44

S&P 강보합 마감...소비심리 '최악', 수입물가·제조지표도 불안

뉴욕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16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경기상황을 우려하게 만드는 지표들이 겹쳤다. 금융권의 추가 부실에 대한 경고음도 때맞춰 들려왔다. 일부 금융사에 대한 M&A호재와 반발매수세로 낙폭이 줄면서 대형 블루칩 중심의 S&P지수가 막판에 상승반전 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8.77포인트(0.23%) 하락한 1만2348.21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0.74포인트(0.46%) 밀린 2321.80으로 마감했다. 그러나 S&P500지수는 막판 뒷심을 발휘, 1.13포인트(0.08%) 오른 1349.99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에 발표된 수입물가는 전달에 비해 1.7% 상승,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뉴욕 제조업 경기 역시 3년만에 처음으로 둔화한 것으로 발표됐다.
개장 직후 발표된 2월 미시건대소비심리지수는 전달 78.4에서 69.6(잠정치)으로 떨어졌다. 199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경기침체(Recession)'때나 볼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에 은행권의 서브프라임 손실이 2030억달러 더 늘어날 것이라는 UBS의 분석이 가뜩이나 취약한 투자심리를 뒤흔들면서 지수는 장중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 매각설이 부상하며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호전시켜 S&P 500지수의 반등에 기여했다. 바닥권인식에 따른 저가 매수세도 지수를 지탱했다.

◇ 금융주, UBS에 울고 베어스턴스에 웃다

UBS는 이날 "채권업체들의 위기가 악화될 것"이라며 "전세계 은행들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2030억 달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의 필립 핀치 애널리스트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고 또 확산되고 있다"며 "유동성 여건이 여전히 정상 수준과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분석으로 금융주의 하락폭이 커지며 다우지수가 한대 1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채권보증업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MBIA와 앰백이 각각 3%, 2.9% 하락하며 어제의 상승분을 반납했다.

그러나 베어스턴스 매각설이 금융주에 호재가 됐다. 미 5위 증권사 베어스턴스 주식의 콜옵션 거래가 급증하면서 베어스턴스가 외국계 은행에 매각될 것이란 관측이 부상했다.

이에 힘입어 UBS(-2.12%)와 , 씨티그룹(-1%)은 장 초반 대비 낙폭을 줄였다.
골드만삭스는 1.05% 상승반전했고, 호재의 진원지가 된 베어스턴스 주가는 5.51% 급등했다.

크라프트 푸드는 '버핏 효과'로 6.9% 급등했다. 억만장자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크라프트 주식 1억3240만주를 지난해 12월 31일 매입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역시 버핏이 보유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2.0% 상승했다.

베스트 바이는 실적 전망치를 하향, 2.5% 하락하며 소매 유통주의 약세를 이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순익이 당초 전망치에 못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 전체 순익 전망을 주당 3.10달러에서 3.05달러로 낮췄다.

미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인 홀 푸즈 마켓은 투자의견 하향 여파로 4.1% 급락했다.먼브러더스는 "자본 구조가 취약하다"며 홀 푸즈 마켓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비중'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했다.

◇ 경제지표, 일제히 '경고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대부분 투자심리 악화에 기여했다.

특히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의 심리적 암박감이 컸다. 2월 미시건대소비심리지수는 전달 78.4에서 69.6(잠정치)으로 떨어졌다. 199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취업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에너지 비용은 증가하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1.7%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 0.5%의 3배를 웃도는 수치다. 석유를 제외한 핵심 수입물가는 0.6% 올랐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그만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 정책에 융통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워진다.

뉴욕주의 제조업 성장세는 3년래 처음으로 둔화했다. 뉴욕연방은행은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전달 9에서 -11.7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5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제조업 경기 '위축'을 뜻한다.

다만 산업생산은 전문가 예상에 부합했다. 연준에 따르면 1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1% 증가, 월가 예상에 부합했다. 전체 산업생산의 5분의4를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과 변동이 없었다.

H&R 블록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스의 러셀 프라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경기 성장세는 당분간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것"이라며 "견조한 수출이 부진한 내수를 상쇄하고는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 백금값이 '금값',,달러 하락,

국제 유가가 최근 강세로 인한 차익매물로 인해 보합권에 머물렀다. 백금가격은 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 경신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전날에 비해 4센트 오른 95.50달러로 마감했다. 유가는 이날 최저 93.29달러와 최고 96.67달러를 오가는 등락을 보였다.

4월 인도분 백금가격은 전날에 비해 온스당 57.80달러 오른 2063.70달러로 마감했다. 백금가격은 장중 한때 2079.90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백금가격은 남아프리카의 전력공급차질로 인한 생산축소 우려로 금주 들어서면 179.70달러, 10% 가까이 오르는 초강세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세계 백금 생산량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가 12%로 2위이다.

4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4.70달러 떨어진 906.10달러로 장을 마쳤다.

달러화가 주요국 화폐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경기관련 지표들이 '경기침체(Recession)'우려를 불러 일으키면서 달러 약세기조가 이어졌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4677달러로 전날의 1.4637달러에 비해 0.4센트(0.27%)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07.77엔으로 전날의 107.98엔 대비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