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시목리 할머니들 '특별한 수료식'

머니투데이 최태영 기자 | 2008.02.15 14:32

시목 1.2리 할머니 31명 '평생교육 주경야독학교' 수료증 받아


기름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충남 태안군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만학도 할머니들을 위한 특별한 수료식이 열렸다.

15일 태안군에 따르면 태안군 소원면 시목초등학교는 이날 열린 졸업식에서 시목1.2리 할머니 31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수료증을 받은 할머니들은 지난 2005년 9월부터 학교측이 매주 화.목요일 저녁 3시간씩 실시한 특별수업인 소위 '문자해득반'에 참여해 한글을 배운 '명예 학생'들로, 이제는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할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당초 이 수업은 시목리마을회관에서 평생교육 형태로 '주경야독학교'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오다 지난해부터 이 학교가 맡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할머니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이날 졸업식에 맞춰 할머니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하게 됐다"며 "올해 첫 수료생 배출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학기에 손자.손녀뻘의 일반 학생들과 함께 학예회와 운동회 등에도 참여했을 뿐 아니라 경주, 울산 등지로 현장체험 형식의 수학여행도 다녀오는 등 학생 못지 않은 열의를 보여 왔다.

할머니들은 또 '실버합주단'을 구성해 장구와 피아노, 각종 타악기를 이용한 '난타' 공연을 연습해 발표회를 갖는 등 태안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만학도 할머니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에는 이 학교 조용덕 교감이 맡고 있다. "2005년 부임이후 글을 모르는 주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문해교육을 시작했다"면서 "할머니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이 정말 놀랍다"고 조용목 교감은 말했다.

한편 조 교감은 문해교육 외에도 보건복지부 지정 '저출산.고령화 전문요원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