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증권가 공공의 적?

더벨 김동희 기자 | 2008.02.15 16:11

채권발행 경쟁입찰 이어 '수수료 녹이기'까지

이 기사는 02월15일(13: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발행을 추진하는 무보증 회사채가 증권가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고 있다. 입찰 방식의 발행으로 금리 인하 경쟁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수수료 녹이기를 통해 증권사들의 수익이 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항공이 입찰방식을 통해 3000억원의 공모사채를 발행키로 결정하면서 증권사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 발행자와 투자자를 중개하며 받는 증권사 수수료 수익을 줄이면서까지 주관사로 참여하도록 금리경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입찰방식의 채권발행은 가장 낮은 금리와 많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증권사를 주관사와 인수사로 선정하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가장 낮은 금리에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를 찾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다.

대한항공은 또 이른바 '수수료 녹이기' 관행이 굳어진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수수료녹이기'란 비싼 가격(낮은금리)에 발행 채권을 증권사에 넘긴뒤 싼가격(높은금리)에 투자자에 되팔도록 하는 것으로 증권사가 정당하게 받아야할 수수료 수익을 뻬앗는 결과가 된다.


발행 기업의 수수료 녹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받는 수수료수익은 크게 줄어들어 통상 공시되는 3년짜리 채권의 중개수수료인 발행금액의 0.3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0.10%수준이 된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대한항공이 발행한 29-1회차 무보증 사채의 발행수익률은 5.92%였지만 당일 날 5.98%에 거래됐다. 증권사들이 대한항공 채권을 낮은 금리(5.92%)에 인수해 높은금리(5.98%)로 투자자에게 넘겼다는 얘기다. 당시 인수 수수료가 0.20%인 것을 감안하면 연간 0.06%, 3년동안 0.18%의 금리 손실을 증권사에 떠넘긴 셈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는 대한항공 회사채발행에 참가하면서 의례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기업과의 관계를 고려해 금리경쟁에 뛰어들고는 있지만 대한항공은 증권사들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과는 반대로 대한항공 회사채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는데다 기업신용등급마저 한 단계 상승한 영향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사업성과 수익성이 안정적이라고 평가되면서 신용위험에 대한 가산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투자한도 등에서도 큰 부담이 없어 투자자 모집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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