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패닉'없는 진검승부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2.15 08:38

'곰'이나 '황소'아닌 '여우'의 기민함으로

미국증시가 사흘간의 상승세를 접고 하락반전했다.

전일 증시의 키포인트는 뭐니뭐니해도 버냉키의 발언. 사흘간의 상승에 대한 차익실현 욕구로 하락마감하긴 했지만, 신용경색과 경기침체 우려발언에도 시장은 '패닉'으로 치닫지는 않았다.

이제 침체 혹은 둔화되는 경기와 신용경색, 그리고 정책과의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느낌이다. '패닉'이 사라지면 이성을 찾은 투자자의 투심은 점점 제자리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패닉을 진정시키는데 일조한 것은 실제 경제지표. 대표적 예가 미국 무역적자의 감소다. 지난해 12월 무역적자는 전월대비 6.9% 감소한 588억달러로 지난 2006년 10월 이후 14개월래 최대 감소폭이다. 연간 무역적자가 감소한 것은 200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라고한다. 지난 9일 마감한 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자수도 전주보다 9000명 줄어든 34만8000명으로 집계돼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34만7000명을 소폭 웃도는 결과다.

아울러 1월 미국 소매판매도 전월비 0.3%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예상과는 달리 0.3% 증가했다. 물론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가 전월 수준에 머물렀지만 의류나 음식료 판매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전월비 추가적으로 악화되기보다는 소폭이지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드러날 정책도 주목된다. 최근 미국증시의 상승세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MBIA와 암박 등 3개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의 지방채를 재보증해 주겠다는 제안과 씨티그룹 등 6개 금융기관이 미국 재무부와 공동으로 발표한 모기지 원리금 연체자에 대한 회생방안인 '프로젝트 라이프라인'이 원동력이 됐다.

벤 버냉키 FRB의장은 14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임해 왔으며 앞으로 추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는 "한동안 성장이 부진하겠지만 통화 및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발휘하게 될 올해 말부터는 경기 성장세가 다소 빨라질 것"이라면서도 "경기 하강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한다는 것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는 "신용경색은 앞으로도 경제 성장을 제한하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개월동안 경제 전망은 악화됐고 경기 하강 리스크는 커졌다"고 덧붙였다.


비록 증시는 경기침체와 신용경색 발언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금리인하 등 정책이 구체화되면 환호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는 "FRB는 경기 하강 리스크에 적절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 시기적절한 방법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패닉없는 증시에서 '곰'이나 '황소'보다는 '여우'의 기민함을 보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의 반등을 기술적 반등으로 규정한다면, 단순하게 곰이나 황소의 전략을 고수하며 한 발작 물러서 있기 보다는 좀더 여우같이 기민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08년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최근의 낙폭과대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된 기계,조선,항공,해운업종과 장기 소외되었으나 08년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IT,자동차업종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한화증권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1월을 거치며 악재에 대한 내성을 확보한 영향으로 저가매수 심리 탄탄해지고 있다"며 "미국경제 나쁘지만, 부정적인 파장의 확대는 제한적일 가능성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1월 CPI 높게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과열 우려 감소로 악영향 크지 않을 것이며 대통령 취임식 앞두고 내부 모멘텀 형성 가능성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