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팀 '트리플 압박'에 녹초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2.14 20:32

삼성전자-국세청 압수수색에 이학수 실장 소환까지 전방위 조사

삼성이 특검팀의 '트리플 압박'에 사실상 녹초가 됐다.

조준웅 특검팀이 14일 오전 삼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오후에 국세청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데 이어 이날 저녁 삼성그룹의 2인자인 이학수 삼성전략기획실장(부회장)을 전격 소환하는 등 3곳에서 전방위 압박을 가하면서 삼성 내부 분위기는 '패닉상태'다.

삼성 2인자까지 특검의 칼날이 다가왔다면 다음은 이건희 회장 차례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점심 무렵 삼성전자 수원 본사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이 단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삼성 관계자나 협력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날 오후 6시경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의 국세청 납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자 긴장은 더해갔다.

그리고 오후 7시경 퇴근을 준비하던 전략기획실 직원들은 이학수 실장이 소환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발걸음을 돌려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등 '예상치 못한 소환'에 당황해하며 사태 파악에 분주했다.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 삼성그룹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는 반응이었다.

서울 태평로 삼성 그룹 본관이 삼성의 컨트롤타워라면, 삼성전자 본사(수원사업장)는 삼성의 성장엔진이자 심장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특검은 삼성 비자금 수사를 진행하면서 중요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삼성 전략기획실 및 핵심 임원들과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왔다.

하지만 국내 1위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것은 해외 고객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도 그 의미가 더욱 강력하게 다가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 삼성 내부의 충격은 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본사에 문제가 있든 없든 압수수색이 단행됐다는 소식 자체가 삼성전자 본사에서 범죄행위가 이루어진 것처럼 비쳐져 그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의 과세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이날 오후 발부되면서 '총수 일가'를 직접 겨냥한 압박에 당혹해 하는 사이, 그룹의 2인자인 이학수 실장이 전격 소환되면서 삼성내 분위기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삼성 그룹 관계자는 "이렇게 빨리 소환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에 대한 특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질 수록 삼성 협력사들도 올 하반기 경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는 A사의 한 이사는 "최근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어려워진데다 삼성특검이 진행되면서 삼성에 투자 얘기를 물어보지도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삼성전자에만 납품하는 협성회 일부 회원들의 경우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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