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특검 "김경준 妻 조사 거부"

장시복 기자 | 2008.02.14 17:49

"자금추적 끝낸 뒤 이 당선인 조사여부 검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최근 BBK 전 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씨의 부인 이보라씨에게 출석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고14일 밝혔다.

특검팀은 김경준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에 대해서도 조사하려 했지만 출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소환 통보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모두 김씨의 공범 혐의로 검찰에 지명수배된 상태다.

특검팀 관계자는 "지난번 김경준씨의 장모 김영자씨를 통해 이보라씨 특검에 와서 조사를 받는 게 어떠한지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대답이 없었다"며 "다만 이들을 공범이라고 해서 불러 구속하려는 것은 아니고 사안 파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부르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근 BBK투자자문이 운용했던 역외펀드인 MAF의 계좌 인출권이 김경준씨에게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증인란에 이보라씨의 서명이 있었던 점에 비춰 이보라씨가 비정상적 펀드 운용에 함께 했을 가능성을 조사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BBK 수사결과 발표 이후 이보라씨와 에리카 김이 범행에 관여한 정황이 다수 포착 됐다며 이들을 지명수배했으며, 곧 범죄인 인도청구를 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에리카 김이 "동생의 불법 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덮어주면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미국검찰과 플리바게닝(형량협상)을 별여 감형을 받았던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이는 에리카 김이 스스로 김경준씨의 주가조작·횡령 혐의를 인정하고 자신도 이에 개입한 사실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특검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검팀은 미국 변호사 출신의 특검 수사관 등을 동원해 에리카 김에 대해 미국 법원이 선고한 판결문과 형량 협상자료 등을 분석하며 특검 수사와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김경준씨 변호인 측은 특검에 수사의견서를 제출하고 검사의 회유·협박 의혹과 김씨의 횡령 혐의 등 핵심 쟁점과 관련해 특검이 이 당선인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직접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특검팀은 이 당선인의 소환 조사 여부 등과 관련해 "자금흐름을 추적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 아직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며 "자금 추적을 끝낸 뒤에 조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재차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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