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대모역할 충실 할래요”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8.02.14 17:27

[사람+] 와인동호회, 미술관 관람 등 직원들과 스킨십 경영 확대

“대모(God Mother)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그저 전 회사 전체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45) 한진해운 회장이 취임 후 가진 첫 기자단과의 식사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부회장과 지난 1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언론에서 사라졌다 1년 여 만에 나타난 그의 발언은 너무나 소탈했다.

최 회장은 1시간 30분여 동안의 긴 자리에서도 농담과 때론 기자들의 질문에 역공(?)을 날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회장’으로서 경영 성과를 얘기하기 보다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최은영 회장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임직원들에게 초콜릿을 나눠줬다”며 “지난해 화이트데이 때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직원들에게 선물도 많이 받았다”고 자랑했다.

이어 요리에 자신 있다고 수줍게 웃으며 말한 그는 “사내 웹진에 매달 한 가지씩 나만의 요리법을 올려 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데, 여직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만족해했다.

최은영 회장은 또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부지런히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애쓴다. 올해 설 연휴 전에는 사내에 임신한 직원이 6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이들을 불러 점심 자리를 마련했다.

한 달에 한 번씩 30여 명의 직원들과 저녁 자리를 갖고 미술관 관람을 나선다는 그는 “지난번에 한 남직원이 뮤지컬 관람을 건의했는데, 전체 직원이 700명이라서 뮤지컬은 2년 뒤에나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특히 '회장'이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다는 파격(?)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회장이라는 단어가 너무 격식을 따지는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 나는 'DDM(마담 앤 마린)'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 '부'자가 붙었을 때는 만나자는 사람이 적었는데, '부'자를 떼고 나니 만나자는 사람이 많은 것이 고민”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히 경영 참여를 묻는 여러번의 질문에 그는 “한진해운 경영은 박정원 사장 등 임원들이 잘 알아서 할 것”이며 “나는 뒤에서 회사 전체를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은영 회장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1주일 만에 선을 봐서 한진家의 며느리로 들어왔다고 한다. 사회 생활은 지난해 3월이후 부회장과 회장으로 약 1년을 한 셈이다.

하지만 처음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내내 그는 웃음을 잃지 않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딱딱하기만 한 해운회사의 여성 회장으로서 최 회장은 특유의 감성 경영으로 점차 경영보폭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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