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생산현장까지…" 삼성 망연자실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 2008.02.14 16:12

특검 압수수색…생산현장 문제로 비칠까 걱정

조준웅 특검팀이 14일 삼성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함에 따라 이를 지켜보는 삼성 관계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서울 태평로 삼성 그룹 본관이 삼성의 컨트롤타워라면, 삼성전자 본사(수원사업장)는 삼성의 성장엔진이자, 심장부인 셈이다.

삼성 그룹 전체 이익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심장부에 대한 압수수색이 펼쳐지자 삼성전자는 물론 삼성그룹과 협력사들도 매우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는 디지털미디어와 정보통신총괄, 그리고 기술총괄 등 생산과 기술을 담당하는 현장인데, 생산현장에까지 압수수색을 펼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삼성 특검은 이같은 점을 감안해, 삼성 본관이나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에 대한 압수수색과는 다르게 소규모의 수사관들만 파견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고, 생산현장이 아닌 스텝부서로 압수수색을 한정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 여파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특검이 삼성 비자금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 전략기술실 및 임원들과, 삼성증권이나 삼성화재 등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금융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은 해왔다.


하지만 국내 1위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했다는 것은 해외 고객들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도 그 의미는 이전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갈 수밖에 없어 심각한 대목이다.

해외 고객들의 경우, 삼성 비자금 문제가 삼성전자라는 제조업체의 생산현장의 문제가 아닌 삼성의 구조적 문제이거나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해왔던 것이 이번 압수수색으로 인해 '기업'과 '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불똥이 삼성전자에 직접 미치지 않아 삼성이 해외고객들을 설득할 여지가 있었는데, 이번에 생산현장이 있는 삼성전자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면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 본사에 문제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압수수색이 단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만 하더라도 마치 삼성전자 본사에서 범죄행위가 이루어진 것처럼 알려져 그 타격은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오전 11시 45분께 3명의 수사관을 파견해 비자금 조성 및 불법 경영권 승계 등 수사 대상 의혹과 관련한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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