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도는 고금리 '이머징 머니마켓'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8.02.21 13:00

[머니위크]돈되는 펀드, 돈 잃는 펀드

조현일 씨티은행 WM(Wealth Management)부장은 2월초 "올해 글로벌 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원금손실을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며 “전체 금융자산중에서 주식비중을 줄이고 동시에 투자자산중에서 채권펀드나 구조화펀드 등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부장은 특히 올해 해외펀드 투자시 해외채권펀드의 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주식비중도 줄이면서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시장 채권펀드는 현시점에서 유력한 투자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PCA투신의 '이머징 머니마켓 파생펀드'(이하 이머징 머니마켓)를 강력히 추천했다. 지난 1월14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이머징 머니마켓은 씨티은행 고객들로보터 호평을 받아 2월15일현재 200억원이 판매됐다. 18일부터는 국민은행 골드 & 와이즈, 외환은행, 대구은행 및 굿모닝신한증권 등에서 판매된다. 이들기관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설 경우 설정액은 가파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PCA측은 밝혔다.

김영수 PCA투신 전무는 "설정된지 한달만에 해외채권펀드로서는 이례적으로 많이 팔렸다"며 "신흥시장의 주가조정이 계속되고 미국 금리 인하로 달러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안정자산 선호자금이 펀드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신흥시장 고성장 => 고금리와 통화강세

씨티은행과 국민은행 등 은행권이 주목하는 이머징 머니마켓의 투자 포인트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연 8%대의 이자수익이다. 이 펀드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동유럽&중동과 남미 아시아 등지의 단기자금시장에 투자한다. '머니마켓'이란 펀드명처럼 15개 신흥국가의 은행간 1개월 금리를 투자대상으로 한다. 투자대상 국가는 동유럽&중동(헝가리 폴란드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 남미(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아시아(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한국) 등이다.

이들 국가의 은행간 1개월 금리는 최저 연3.3%(태국바트화)에서 최고 연15.6%(터키 리라화)까지 다양하지만 평균 연 8.3%를 기록하고 있다(1월31일 기준).

물론 이 펀드가 15개 신흥국가의 단기자본시장에 직접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이 발표하는 'GEMS 인덱스'에 간접투자한다. GEMS 인덱스는 15개국가의 단기금리와 해당국가의 달러화 대비 가치변화를 반영하는 지수다.

실제 지수의 산정은 바클레이즈가 15개 국가의 현지통화 1개월 선물환을 이용해서 산출한다. 1개월 선물환에는 현물환율에다 이들 국가의 1개월 은행간 금리가 반영돼 있다. 즉 연 8%대의 1개월 은행간 금리수익은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달러 대비 해당국 통화가치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동시에 노리는 투자구조다.

여기에는 미국의 연방금리 인하와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달러화약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판단도 깔려있다. 또한 미국경기가 회복하더라도 이들 15개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 단기금리상승과 달러화 대비 강세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도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다.

PCA투신은 자체 모의실험결과 지난 1월 16일기준으로 이자수익과 환차익을 합친 과거 3년간 연수익률은 14.9%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자수익이 연 9.1%이고 환차익이 5.3%로 나타났다는 것.


하지만 최근 1년간 미국달러 약세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최근 1년간 수익률은 21.9%를 기록했다. 달러 약세에 따른 환차익이 12.4%에 달했고 이자수익은 8.4%를 보였다. 단기적으로 환율 변동성이 이자수익보다 펀드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의미다.

GEMS 인덱스는 15개국을 동일한 비중으로 반영한다. 매년 단기금리상승에 따른 15국가간 비중차이는 7월초 정기적으로 조정한다. 특정국가의 영향으로 지수가 왜곡되는 것을 정기조정을 통해 예방하고 있다.


◆원화자금 국공채 및 우량 은행채에 투자

이머징 머니마켓의 특징중 하나는 국내 고객의 원화자금을 바클레이즈사에 송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해외펀드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후 이를 다시 신흥시장 국가의 통화로 투자하는 구조지만 이머징머니마켓은 펀드자금을 국내에 그대로 예치하고 있다. 2월15일현재 200억원인 설정액을 만기 6개월 미만의 국공채와 우량은행채에 투자하여 이자수익을 얻고 있다.

이같은 운용이 가능한 것은 PCA와 바클레이즈가 상대방의 명성을 존중하여 GEMS 인덱스의 투자성과에 따른 손익만을 매월 정산하는 스왑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가령 1개월 이자수익과 1개월 환율변동을 더한 GEMS 인덱스의 투자성과가 이익이 날 경우 이머징 머니마켓은 이를 받아 펀드수익률에 반영한다. 반대로 GEMS 인덱스에서 손실이 날 경우 이머징 머니마켓에서 보전해주면 된다. 국내 고객의 투자자금 교환없이 이익과 손실만 결제하는 구조다.

이머징 머니마켓의 또다른 장점은 올해처럼 해외주식과 해외상품의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이들에 대한 유력한 대안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이들에 대한 상관계수가 낮아 고수익 고위험 상품의 보완재로 기능할 수 있다.

실제로 PCA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기인 2001년7월부터 2003년3월까지 GEMS 인덱스와 MSCI 월드인덱스와 MSCI 이머징마켓간의 상관계수는 각각 0.27과 0.40으로 나타났다. GEMS 인덱스가 신흥시장 주식펀드 수익률과 별도로 움직이고 있어 대안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통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이자수익보다 환차손이 클 경우 손실 발생

GEMS 인덱스는 단기이자와 달러화에 대한 신흥시장 통화의 강세(환차익)를 투자목표로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달러화 강세로 환차손이 발생할 경우 GEMS 인덱스가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특히 이자보다 환율변동폭이 커서 6개월미만의 단기투자자는 일시적인 환차손으로 손실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실제로 2월14일 현재 이머징 머니마켓의 기준가는 984.21로 설정 이후 1.6% 손실을 기록 중이다. 연 8%대의 이자수익은 설정기간이 짧아 적게 반영된 반면 환차손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PCA투신 김 전무는 "올들어 신흥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어 이들 주식매도자금의 달러수요로 해당국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와 재정적자 등으로 달러화 약세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이같은 달러화 약세현상을 감안한다면 올 연말까지 연12%대의 수익률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달러화에 대한 15개국 통화의 평균 절상률은 올해 1.74%, 2009년 0.66%로 전망했다.

조현일 씨티은행 부장도 "올해처럼 글로벌증시 변동성이 심할 경우 해외주식펀드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해외채권펀드에도 투자하는 자산배분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연8%대의 이자수익에다 달러약세에 따른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어 고객들로부터 가입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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