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행도 있었나?

더벨 전병윤 기자 | 2008.02.14 15:45

여의도 삼성생명빌딩 삼성저축銀 입주 '불편한 동거'

이 기사는 02월14일(12:1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은행 자회사를 갖고 있었나?"

여의도 증권타운 부국증권 본사 앞 사거리 삼성생명 여의도빌딩. 이 곳에는 삼성화재, 삼성증권 지점과 삼성투신운용, 삼성선물 본사가 들어섰다. 그런데 빌딩 2층에 '삼성저축은행'이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지점이 모여 있는 여의도 삼성생명 빌딩.
물론 삼성저축은행은 삼성그룹과 무관하다. 정식 명칭은 TS삼성저축은행. 강남구 역삼동에 본사를 둔 중소형 저축은행이다. 지난 1972년에 설립됐고 1996년 설탕 제조업체인 대한제당이 인수했다.

하지만 삼성저축은행은 얼핏보면 삼성그룹 계열사로 착각할 만큼 비슷한 구석이 많다.

사명에 삼성이란 단어가 들어가고 홈페이지 주소가 삼성뱅크(http://www.samsungbank.co.kr)인 것도 그렇지만, CI(기업이미지)의 글씨체가 삼성그룹과 무척 닮았다.

일반인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나마 이마저도 삼성쪽에서 항의를 하는 바람에 CI에 손을 댄 게 이 정도다.

삼성저축은행 여의도 지점은 지난 2002년 여의도 우체국 건너편 신송센터빌딩에 개점한 후 2006년1월부터 현 위치로 옮겼다.

↑ 삼성생명 빌딩 2층에 자리잡은 삼성상호저축은행의 CI.
이때부터 삼성은 '유사품'의 건물 입주를 껄끄러워 하는 눈치다. 삼성저축은행에 다른 빌딩으로 옮길 것을 권하기도 했을 정도.

그러나 이 건물은 삼성 소유가 아니다. 원래 삼성생명 빌딩이었으나 2003년말 도이치뱅크에 팔았고 건물 관리를 자산관리회사인 샘스(SAMS)에서 맡고 있다.


결국 삼성도 세들어 있는 처지라 '가라 마라'할 수 없는 상황. 도이치뱅크 역시 세입자를 별다른 이유 없이 내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투신운용 관계자는 "처음엔 글씨체가 너무 닮아있어 고쳐줄 것을 요구했지만 일반인이 보기엔 여전히 헷갈릴 정도"라며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어 더욱 오해를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영세한 저축은행 입장에선 삼성이란 이미지를 이용해 '덕 좀 보자'는 전략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가운데 영세한 곳은 대형 시중은행의 CI와 비슷하게 만들거나 대기업 이름과 유사하게 만들기도 한다"며 "이를 통해 금융회사로서 신뢰도를 높이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TS삼성저축은행은 "여의도 지점의 임대기간이 끝나 다른 곳을 찾다 우연히 옮긴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은 여의도에 본사 건물이 한 곳도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여의도가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지 못한 곳이기 때문이란 설도 들린다.

어찌됐든 여의도에 본사로 쓸 수 있는 건물이 없는 삼성 금융 계열사나 삼성저축은행이 스스로 자리를 옮기지 않는 한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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