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오토리스, 결국은 아주 계열사?

더벨 박홍경 기자 | 2008.02.15 13:31

아주산업, 회사 100% 소유한 PEF 지분 과반 보유… "계열관계 없다" 해명

이 기사는 02월15일(08: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지난 연말 사모펀드(PEF)에 매각된 아주오토리스의 진짜 주인은 누구일까. 경영권은 100% 지분을 보유한 PEF가 행사하고 있지만 이 PEF의 최대 투자자는 바로 전주인인 아주산업이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주그룹은 지난해 12월 전업 리스회사인 아주오토리스의 지분 96.7%를 사모펀드인 루터앤파트너스1호에 매각했다. 잔여 지분은 지난달 넘겨 100%를 지분을 PEF가 보유하고 있다.

PEF는 지난해 6월 설립됐으며 출자약정액은 1000억원으로 무한책임사원(GP)은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라는 컨설팅 회사다. PEF는 이후 사명을 CF인베스트먼트로 변경했다.

그런데 CF인베스트먼트의 최대 재무적투자자는 다름아닌 아주산업으로 출자약정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이 만든 펀드에 자신의 자회사를 매각한 셈이다.

일단 아주그룹 측은 공식적으로는 계열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 아주오토리스 주요 재무지표 추이

아주산업 관계자는 "오토금융 부분의 자회사는 대우캐피탈, 아주모터스, 아주오토서비스 등 3사로 아주오토리스는 계열사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그룹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아주오토리스를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아주오토리스 관계자도 "올해부터 아주그룹의 CI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PEF의 지분 과반을 아주산업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회사인 PEF를 통해 손자회사 격으로 아주오토리스를 거느리는 형국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PEF의 GP가 누구인지가 중요하지만 LP로서의 지분참여 비율이 높다면 재무적투자자라도 계열 관계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이 PEF를 설정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PEF를 통해 계열 관계를 유지하는 특이 사례"라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계열 관계를 부인하면서도 PEF를 통해 연계성을 지속하는 아주그룹의 속내는 최근 할부리스 업계에 불어닥친 인수합병(M&A)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융기관들이 최근 수년동안 우수한 영업실적을 보이면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는 중견 제조그룹들이 규모가 작은 여신전문금융기관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그룹이 한미캐피탈을 편입했고 효성의 스타리스 인수 등 M&A가 이어졌으며 현재도 일부 할부, 리스사가 매물로 나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오토리스의 경우 아주산업이 86.6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룹이 2005년에 대우캐피탈을 인수하면서 복수의 오토금융 자회사를 운영하는데 대한 전략적 부담이 생겼다. 이에 따라 아주오토리스를 매각할 유인은 커졌지만 대형 여전사 대비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자금력이 떨어지는만큼 매력적인 인수 상대를 찾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펀드는 아주오토리스의 기업가치 개선과 이에 따른 몸값 향상을 가능케하는 효율적 창구가 되고 있다.

PEF의 속성상 기업가치 향상 이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고 비싼 가격에 아주오토리스를 팔수록 아주산업은 차익 실현을 노릴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아주오토리스가 '애프터식스'를 내놓으면서 개인신용대출 시장에 뛰어든 것은 기업가치 제고의 신호탄이다.

GP인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는 미국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권위를 가지고 있는 루터어소시에잇USA와 제휴를 맺고 금융기관에 대한 M&A 자문, 주간 및 위험관리 컨설팅업무를 수행해왔다.

업계에서는 소비자금융 관련 신용분석과 컨설팅을 수행해온 GP의 강점을 살려 핵심 사업부문으로 키우면서 향후 아주오토리스의 사업포트폴리오가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토리스 업계는 자동차 내수와 수입차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은행계 캐피탈사들도 공격적으로 진출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할부금융시장에서 자동차 할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85% 수준.

아주오토리스는 국내 오토리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05년 0.5% 미만에서 지난해 3%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추가적인 성장은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다.

개인신용대출시장은 대출이자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리스크의 통제가 적절하게 이뤄질 경우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신용평가사들은 소액대출 부문 자산의 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국기업평가는 "이자율상한 인하 등 규제환경 변화가능성이 높은 수준이고 시장의 수익변동성이 큰 점은 부담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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