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환자 눈 관리소홀, 더 큰 화 부른다

머니투데이 이기형 기자 | 2008.02.16 10:10
당뇨병 환자 김모씨는 눈에 생긴 당뇨 합병증으로 인해 실명의 공포감을 절실히 느꼈다. 김씨는 5년전 당뇨 진단을 받은 후 혈당 관리를 위해 누구 못지않게 노력을 기울여왔다. 음식 조절에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았고 틈틈이 혈당관리에 힘써왔다. 그러나 최근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찾은 안과에서 당뇨망막증 초기라는 진단을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뇨병이 있으면 눈에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것으로는 망막증, 백내장, 외안근마비, 녹내장 등이다. 당뇨가 있는 경우 백내장은 진행속도가 빨라지고 심해진다. 당뇨망막증은 망막에 생기는 합병증인데, 초기에는 혈관이 확장되고 출혈이 나타나다가 좀 더 진행되면 새로운 혈관이나 섬유조직이 생겨, 결국에는 망막박리, 초자체 출혈이 발생하면서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다.

당뇨망막증은 당뇨병 진단후 5년 이내의 환자 중 김씨처럼 혈당 관리를 잘해온 사람들에게도 7% 정도의 발병률을 보인다. 물론 혈당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비율이 25%로 크게 올라간다.

당뇨망막증은 40세이상 당뇨병 환자 중 40%가 앓고 있으며, 당뇨병 발병 15-20년이 지나면 거의 모든 환자에게 발병한다. 특히 65세 이후 후천적 실명의 65%가 당뇨망막증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안과전문병원 누네병원 유용성 원장은 "당뇨망막증은 어느정도 진행이 되더라도 환자들 스스로 아무런 이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망막증 초기에는 시력이 좋더라도 눈앞에 먼지가 아른거리는 등의 증상이 먼저 발생하고, 환자 자신이 시력 저하를 느끼게 되었을 때는 이미 망막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설명한다.

문제는 이같은 위험성에도 불구 당뇨병 환자들이 눈관리에 소홀하다는 점이다. 15일 안과전문병원 누네병원(병원장 홍영재)에 따르면 병원에 내원한 당뇨병 환자 4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뇨망막증 실태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중 87%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직후 안과검사를 받지 않았다. 특히 93%는 당뇨망막증 검사를 받은 적이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85%는 합병증 발생에 대비한 정기 안과 검진을 받고 있지 않았다.

응답자 중 93%는 당뇨병 발병 후 20년 이내에 당뇨망막증 진단을 받았다고 답했다. 당뇨망막증 발병시기로는 5년 이내에 22%, 10년 이내에 48%, 15년 이내에 77%로 5년 이후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당뇨병 발병 이후 망막증 진단을 받은 시기와 관련해서는 당뇨병 진단 직후에 받았다는 응답자는 6.6%에 그쳤다. 조기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이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안과검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당뇨환자들이 당뇨병으로 인한 눈에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실명의 주 원인이 될 수 있는 당뇨망막증에 대한 당뇨병 환자들의 조기 진단과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유용성 원장은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정확한 발병시기와 유병기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처음 당뇨병 진단시에 반드시 안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당뇨망막증은 초기에 발견될수록 치료 회복률이 높고 실명 위험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원장은 "특히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게 필요한데, 기존 레이저 치료로 시력장애가 심해지거나 유리체 출혈이 발생한 경우에는 항체 치료를 통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당뇨망막증의 유무는 안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당뇨망막증이 의심되면 형광안저촬영술을 통해 진행상태를 파악한다. 당뇨망막증은 병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와 레이저 치료, 항체 치료 등이 있다. 망막박리로 인한 수술적 치료를 제외하면 기존에는 레이저를 이용한 망막 광응고술을 주로 이용해왔으나 황반부종 악화 및 시력 감퇴가 발생되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아바스틴, 루센티스 등을 이용한 항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도움말 안과전문병원 누네병원>


■당뇨병 환자의 눈 지키기 3계명
1. 정기검진 생활화= 당뇨병 환자라면 6개월, 당뇨망막증 환자라면 3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도록 한다.
2. 성인병 관리 철저= 보통 당뇨병, 고혈압의 경우 당뇨망막증이 심화되기 쉬우므로 평상시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조절에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한다.
3. 정기적인 운동=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대신, 등산, 걷기, 수영 등 가벼운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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